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그 사람 불쌍한 사람일세.

心田農夫 2006. 8. 5. 11:13
 


어제 후배가 찾아와

점심을 같이 하면서

이곳 유지 한분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후배의 말에 의하면

그분의 재산이

한 100억쯤 된다는 것이다

말이야 쉽게 백억이지

언뜻 상상이 안 되는 재산이다


나는 아직 일억이라는 돈도

쌓아놓고 보지를 못했다

아니 생각을 해보니

직접 보지는 못했어도

보기는 본 거도 같다


TV 뉴스 시간에 

받았니. 안 받았니 하는

정치권과 사법부의 논쟁 속에서


검찰 측에서 받은 분의 알리바이가

거짓임을 자신들이 증명하겠다고

차에 몇 억대의 현찰을 실고


주었다는 곳에서 받았다는 분의

사무실까지 거리에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기 위해서라며


돈을 박스에 담아 재현하는 모습을

TV로 보았으니 그 것도 억대의

돈을 보기는 본 것은 것이다


아무튼 그때도 정말 박스 속에

돈을 보니 입이 짝 버려져 버리더군.

 

그건 그렇고 이곳의 그 유지님

한판에 천만원내기 바둑을 둔다나.


그 돈이 없어서

억, 하고 쓰러져 생을 마감하는

민초들의 소리도  못 들었는지


언젠가는 그 억을 놓고

한판의 내기바둑도 두었다나. 어째다나


내 그 소리를 듣고는 한마디 했다

그 사람 참 불쌍하다

그렇게도 돈을 쓸 주를 모르는가, 했더니

불쌍하기는 무엇이 불쌍합니까? 한다.


나는 후배에게 이야기를 했다

내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게나.


내 언젠가 어느 책에서 보니

이런 글이 있었다네.


한 부자영감이 돈밖에 몰라서

그저 돈만 따라서 살다보니

돈은 원 없이 벌었는데

죽음이 임박한 처지가

되었더라 이거야


이제 가만히 돌아보니

참  허무하드라는 거지


이제 벌었으니 써야겠는데

어떻게 써야 할지를 모르겠고

몸은 늙어 움직이기조차 힘이 드니 말일세.


자기보다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은

여행도 하고 멋진 옷도 입어보고

잘살지도 못하면서

남을 위해 봉사를 한다고 하면서

행복해 보이는 것이야



자기가 한 것이라고는

돈을 버는 일 밖에 없었는데


그런데 그 돈도 죽으면

가진고 갈 수도 없고

생각해보니 인생 잘못 살아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것이야



이제 돌이킬 수도 없는 일이고

자식들이나 자기처럼 살아서는

안되겠다 싶은데


자기가 죽고 나면

평소에도 우애 없는

형제들이 유산을 놓고는

싸움을 할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야



몇날 며칠을 고민하다

한 방법을 깨달았지


그래서 자식들을 불러놓고

이렇게 유언을 했다지,


“내 죽거든 손을 쫙 펴서

   관 밖으로 내 놓고

   관 뚜껑을 닫고 장례를 치러다오”

했다는 거야


살아서는 말을 안 듣다가도

마지막 가는 아버지의 말씀은

너무도 잘 듣는 것이

불효자의 특징인지라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서 하자니

관 뚜껑도 닫을 수 없을뿐더러

도무지 그 뜻을 모르게더라는 군


그래 큰 자식 놈이

혹시 그 많은 재산을 놓고 가자니 아까워

손에다 돈을 쥐어 달라고 하나 싶어서

돈을 쥐어주었다나 어째다나


그런데 그렇게 해보았으나

보기에도 좋지도 않으니

그것도 아닌 것 같더래


삼형제가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해보아도

답을 못 찾게더라는 것이지


어이, 자네는 알겠는가?

했더니


형님도, 하고는 웃고 만다.


이 보게나

물질이라는 것은

마음에 불안을 가져다주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행복이

물질적인 조건 위에 있기 때문에

그러한 마음의 행복은 순간적인 것이지


그 사람이 일억 원이나 천만 원을 놓고

내기 바둑을 두는 것도

물질을 가지고 행복을

찾는다고 보아야 하겠지


우리의 삶을 지탱시켜주는

적당한 물질적 가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인생에서 마땅히 강조해야 할 부분은

행복을 만들어내는 정신적 요인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지


물질적 성공이 인간들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수많은 문제들을 거의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는 점을 알아야 하지


그런데 반대로 정신적 자질을

함양하면서 살아가다보면

제기되는 문제점들을 효과적으로

처리 할 수가 있는 이지력을

얻게 된다는 것일세.


우리가 죽는다는 것은

결정적인 사실이 아닌가.


죽은 후의 세계는

빈손 들고 가는 것이거늘


물질에 마음을 둘 필요는 없다네.

죽음과 그 죽음이 함축하고 있는

사후의 세계를 알기위해서


우리가 종교도 갖고 정신적

성숙을 위해 노력하는 것일세.


그러니 그 사람이

일억이다 천이다

내기바둑을 두는 것은


물질에서 행복을 찾는

순간의 행복이니

내 불쌍하다는 것일세.


물질이 살아가는데 필요하지만

한편 생각해보면

필요악일 수도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네


살아가면서 우리는

또한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지


삶과 죽음은 둘이 아닌

하나라고 보기 때문일세.


이야기하다보니 

냉우동의 국물은 뜨뜻해지고

시간은 점심시간을 훌쩍 넘어 있었다.


점심 잘 먹고

좋은 말씀 많이 들고 갑니다.

하면서 후배는 사무실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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