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추억 안고 돌아 왔네,

心田農夫 2006. 8. 22. 11:02
 


 내 블러그에 적혀있는 예쁜 이름 따라 갔던 곳

그곳에서 아늑한 추억 안고 돌아왔다


내 어릴 적에는 지게에 두부를 얹어지고

아침마다 딸랑딸랑 종을 흔들며

팔러 다니던 두부장수 아저씨가 있었다.


요즈음이야 손 두부다 해서

가격도 기계로 만든 두부보다

조금은 비싸지만


그 시절이야 다 집에서

그것도 우리가 농사지은

시세말로 순 국산 콩으로 만든

백퍼센트 국산의 손 두부였다.


젓가락으로 먹어도 잘 부스러지지도 않았고

아침에 사서 바로 상에 올라온 두부는

그야말로 따끈따끈해서


생 두부 그대로 간장을 찍어 먹는

고소함이란,

지금도 그 맛의 추억은 남아있다


그리고 명절이 가까이 다가오면

어머니는 시장에 가셔서 콩하고

간수(소금이 습기를 만나 저절로

    녹아내린 물로 두부를 만들 때 쓴다)를

사 오신다.


그리고는 콩을 물에 담가놓았다

커다란 다라를 마루에 놓고는

그 위에 맷돌을 얹고


혼자서 그 무거운 맷돌을

돌려가며 콩을 갈아서

손수 두부를 만들었었다


만들면서 떠주시던 순두부와

다되어서 단단해진 두부는 정말이지

요즈음 사다먹는 두부와는

정말이지 비교할 수가 없다


먹을 것이 그렇게 많지를 않았던

시절이기도 했지만


정말 입안에서 씹히는 구수한

그 맛은 잊을 레야 잊을 수가 없다


다시 한 번 맛보고 싶은데

그 어머니는 하늘나라에 계신다.


이제 더위가 가고 조금 있으면

우리 민족의 큰 명절 

팔월 한가위가 다가오는 데

두부를 만들던 어머니의

그 모습이 그리울 것이다




그 뿐이랴,

어머니는 두부와 함께

숙두나물과 콩나물도

떡 만드는 시루에 손수 길러서

명절음식을 만드는데 사용 하셨다


우리는 고향이 이북이다 보니

명절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 만두다


두부와 숙두 나물을 주재료로 속을 만들었고

때로는 김장김치를 다져서 넣어 만들어

주시던 그 만두의 맛


내 살아생전 다시는 못 먹어보겠지만

그 맛이야 어디 잊을 수 있을 까?


어머니 살아 계실 때

결혼을 했었다면 그 음식 맛을

집사람이 전수 받았을 텐데


이제는 나의 뇌리 속에만

존재하는 그 맛들이다


그 맛을 생각하노라니

어머니가 많이 생각나고

어머니가 많이 보고 싶어지고

어머니가 많이 그리운 오늘이다


'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 한 번의 눈물이  (0) 2006.08.25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  (0) 2006.08.23
일주일 한 번도 이런데  (0) 2006.08.21
착하기만 한 두 딸  (0) 2006.08.16
말에도 세대차이  (0) 200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