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일주일 한 번도 이런데

心田農夫 2006. 8. 21. 11:53
 

날씨가 더우니 두 딸과 집사람은

요즈음 거실에서 잠을 잔다.


주일 아침밥을 하려고 일어나

잠을 깨울까봐 뒤꿈치를 들고

주방으로 가노라니 집사람이 누워서

내가 할 테니 한숨 더 자라고 한다.


잠도 안 오고  내가 하지 하니

카레 잡수시고 싶다면서요. 한다.


몇 일전 저녁 늦게 TV를 보고 있자니

화면에 카레를 먹는 모습이 보이기에

작은 딸에게 이번 주일에는 카레 해 먹자

했더니 집사람이 무심히 듣지를 않았나보다


카레 내가하면 되지 했더니

먹고 싶은 것은 해주는 것을 먹어야지

음식하면서 냄새를 맡고 만들다보면

맛이 없단다.


그러니 오늘은 자신이 하겠다고

잠을 더 자던지 잠이 안 오면

책을 보던지 하란다.


지난 주일은 아침은 볶음밥을

점심은 작은 딸아이가 우동을

먹고 싶다 해서


그 더운 날씨에

다시마와 멸치 그리고 무를 넣고

다시국물을 만드느라고 불앞에

한참을 서서 있었더니

땀이 쉼 없이 흘려는데


그리고 그뿐이랴

작은 딸은 땀을 흘리며 맛있게 우동을 먹고는

친구와 친구 부모따라 계곡으로 물놀이 갔는데

  

혼자 남아 공부하는

큰 딸에게 간식으로 떡볶이까지 해 주었다


저 번 주일은  완전히 가사 도우미가 되어서

아침밥을 하고 점심까지 그리고 간식까지 챙겨는데


오래 만에 주일 아침을 집사람이 해 주는

카레를 먹었더니 얼마나 맛이 있고 편한지


한주일 아침 한 번만 하는 것도

매번 메뉴를 무엇을 할까?

생각을 하게 되고


아이들 교회시간을 맞추어 서두르다보면

집사람 말대로 차분히 앉자

음식의 맛을 즐기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


그래도 일찍 해서 먹을 때는 밥을 먹으면서

아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라도 나눌 수도 있고

교회도 걸어서가니 혼자서 느긋하게 아침을 먹는데 


조금 늦게 아침이 되는 날은 

아침을 먹다말고

교회에 태워다 주고 와서는

그것도 식은 밥을 먹게 되는데

솔직히 밥맛이 별루다


나는 밥을 늦게 먹는 스타일이라 

매번 먹다가 아이들을 태우다주게 된다.


그런데 어제는 오래 만에

주일아침을 느긋하게 보냈고

맛있는 아침식사를 했다


일주일에 한 번의 아침도 이런데

매일 매일 식사를 챙기는 주부들이야


매일 메뉴를 정해야 하고 음식을 하면서

냄새를 맡고 음식을 하느라 지치면

음식을 맛있게 먹기가 쉽지가 않으리라


전업주부도 아니고 직장생활에

시아버지를 모시면서 힘들게 생활을 하는

집사람을 위해 앞으로 조금 더

가사 일을 도와 주어야 하게다고

주일아침을 보내면서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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