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착하기만 한 두 딸

心田農夫 2006. 8. 16. 10:55
 

팔십의 아버지를 모시고 살다보니

남들이 다가는 여름휴가를

한번 제대로 갈 수가 없다


저번 일요일에 점심을 먹고

오후에 집근처의 북부해수욕장에 갔는데


그렇게도 뜨거운 태양빛 아래서도

물속에서 노는 것이 좋았는지

집에 갈 생각을 안 한다.


해가 지고 어두워 졌는데도

한참을 물속에서 논다


8시 30분이 되어 그만 가자고 하니

그때야 물속에서 나온다.


작년에 모처럼 피서를 간다고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불영 계곡과 덕구 계곡 들려

춘천을 거처 남이섬으로 돌았는데


어디를 가도 아버지는 근력이 없으시니

잠깐가시다가 아무데나 앉으셔서

“내 여기 있을 테니 갔다 와라“

하시고는 하신다.


덕구 계곡에서도 계곡과 계곡에 세워진

세계 유명한 다리의 모형을  보려고

김밥을 준비하고 오르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입구 계곡에 혼자 김밥을 드실

아버지생각에 아이들에게


“애들아 우리 내려가서

할아버지와 점심을 같이 먹자 ”해더니

“아빠 그래요 ” 해서  내려와

계곡물에 세수를 하고

같이 김밥으로 점심을 하고

춘천을 향해서 올라갔었다.


남이섬에서도 입구에 앉으셔서

다녀올 때까지 앉자 계시겠다고 하시어

아이들과 대충 보고는 남이섬을 뒤로 하고 말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휴가를 안가기로 했다

아이들도 아직은 엄마 아빠의 말을 잘 듣는다.


미안한 마음에 어제도

아침 일찍이 집을 나서 근처의 가까운

계곡이나 갔다 저녁에 오려 했는데


지난 일요일 뙤약볕 아래

오랜 시간 지내서 인지


큰아이가 아파서

한 주내내 힘없어 하기에

어제는 집에서 보내야 했다


그런데 오후에

지난 일요일에 같이 해수욕을 갔던

작은아이친구한테 전화가 와

자기네 계곡에 가니 같이 가자고 하여

작은 딸아이는 그 집을 따라 더위피해 갔고


큰아이만 집에 있기에

동네 근처 두호 천이라는

작은 못으로 데리고 가서

한참을 앉자 이야기를 하다가 돌아왔다


봄에도 안 간다는 아이를 한참을 설득하여

효자 영일대에 데리고 가서 벚꽃도 보고


공대서점에 들려 자기 책도 사고

나도 한권의 책을 사면서

부녀간에 많은 이야기를 했다


돌아오면서 

“아빠, 아빠 말 듣고 나오길 잘 해서요,

너무 좋아요”했었다


어제도 방학 숙제를 한다는 아이를

설득하여 데리고 갔는데

오는 길에 딸아이 말이


울진의 연호정  같은 생각이 든다면서

 “아빠 참 좋네요. 한다.


그래서 집에서 가까우니 답답할 때

아빠에게 가자고 해라했더니

“그럴게요.” 한다.


휴가를 못가도 보채지 않는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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