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 후
십년 후
거칠어진 내 손 내밀면
살포시 잡으며
눈웃음 지어 주실 건가요.
쭈글쭈글한 거친 손을
어이 잡고 싶겠어. 물으면
도타운 손에 정이 있어 좋아한다고
고즈넉이 웃음 지으며 잡아주실 건가요.
십년 후에
기미에 주름진 내 얼굴
다정히 보면서
나만을 사랑한다 말해주실까
주름투성인 그 얼굴을
어이 사랑 하냐고 물으면
주름진 얼굴에 정이 있어 사랑한다고
포근히 감싸며 따사로이 안아주실 건가요.
내가 고향을 떠나
떠돌다 정착한 이곳은
아직도 5일장이 2일 7일을 준하여 선다.
내 처음 왔을 때만해도
무척이나 큰 규모의 장이
세월에 휘둘려서인지 점점 그 규모가 작아만 진다
가보지는 못 했지만
전라도 경상도가 만난다는
화개 장보다야 못하겠지만
그래도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직접 가꾸어 내오신 갖가지 채소들과
이제 조금 있으면 가지고 나오실
감과 같은 과일들을 파시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래도 아직은 정이 있는 듯 보인다.
서울이 고향인 나는
말로만 듣던 5일장을
처음에는 자주 구경을 하고는 했었다
장이서는 날 보게 되는 것이 있다
지금은 보기 어려운 소달구지에
할머니를 태우고 이랴~ 이랴 하시면서
소가 끄는 달구지를 몰고 가는 할아버지를
볼 수가 있다.
언제고 사진하나
찍어두어야지 했는데
그것이 아직 찍지를 못 했다
지난 2일,
토요일이 장날 이였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소와 달구지를 보지를 못 했다
볼 일이 없으신 것인지,
아니면 어디 편찮으신지,
가만 생각해보니
한참을 못 본 것 같다
언제가 가시는 모습이 너무도 정답게 보여
나도 늙어서 저런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을 가?
하는 생각에 적었던 글과 함께
한 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에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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