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삶과 문화, 그리고 잊고 산 나

心田農夫 2006. 8. 29. 10:21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보내다보니

집에서는 웬만해서는 컴퓨터를 하지를 않는다.


어제도 퇴근해 샤워를 하고

잠옷으로 갈아입는데

작은 딸아이가 컴퓨터를 하다가

컴퓨터 할 사람 없지요 한다.


그래서 개학도 다가오는데 학급 카페에나

잠깐 들어가 보려고 그냥 두라고 하고는

옷을 입고는 카페를 찾아들어갔더니


「하이퍼 리얼리즘의 작가 이 석주」란 글 밑에

그분의 작품들이 올려 져 있었다.


하나하나 보고 있자니 옛일이 주마등처럼 흐른다.

가만 생각해보니 고향을 떠난 이후로는

전시회에 가본지가 얼마나 되었나?

연극을 본지는 한 이십년은 된듯하다


갑자기 집안에 불어 닥친 불행의 폭풍우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고향을 등지고

경주다, 구미다, 대구다 , 친구가 있는 곳이면 가서

신세를 지면서 떠돌기 시작했던,

그 시절부터 가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한 일 년간 방황에 방황을 하다가

대구에서 다시 직장생활로 안정을 찾기 시작을 했고

포항으로 직장을 옮기고 결혼도해서 가정을 꾸리며

제2의 인생을 살기 시작을 했다


결혼 초만 해도 이곳 포항은 문화의 불모지였다

목말라하는 나를 위해 집사람이 포스 코에서 운영하는

효자 아트홀의 가족입장권을 구해와

목요일마다 여러 가지 다양한 볼거리를 보고는 했는데

큰딸아이를 낳고는 못 다녔다


아기를 맡길만한 곳도 없었고

조용한 객석에 아기를 데리고 갈 수도 없었다.

아마, 아트홀 입구에 (○○살밑의 어린이는 데리고

  입장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는 당부가 적혀 있었다.


그래서 가지 못했던 것이 이제까지

변변한 음악회나 연극 그리고

전시회를 가보지를 못하고 이렇게

세월이 흘러갔었다


한참 젊었던 시절

그 때는 우리나라 국전을

봄과 가을에 두 번을 했다

가을 국전은 빠지지 않고 갔었는데

덕수궁에서 했던 기억이 있다


국화향기가 은은히 퍼지는 고궁을 거닐면서

가을을 만끽하고 석조전에 들어서 감상하는

 

서예작품들과 동양화의 섬세함을 보면서

묵화에서 묻어나는 깊은 맛을 음미하기고 했는데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이 남는 작품이 있다

동양화로 최고의 영광을 얻은 작품은

작가의 아내가 임신을 한 모습으로

의자에 앉자 있는 것을 그린 작품인 것으로 기억된다.


그 때의 그 시절에는 쉽지 않았을

자신의 아내를 모텔로 선택했다는 것도

하나의 센세이션이라 할까 

 

이제는 나이 탓인가 생활에 찌들어서 인가

기억의 저편에 담아 두고 잊고 살아갔는데

어제의 카페에서 잊었던 저편의 기억을 되살려준다


언제나 다시금 연극을 보고

미술전시회를 찾아다닐 수 있을까?


올리신 주인에게 허락도 받지 않고

몇 작품 가져와 올려본다

혹시라도 옮겨온 것 보시면 “강 선생님, 이해해 주시길,”


작품들과 함께 하면서 듣는

음악도 작품들과 너무도 잘 어울렸다.


어제 잠깐이었지만 옛 추억에 젖으면서 행복 했었다 








 日常(일상)/1989/145.5x112.1/Oil on canvas

 

 

회상적 여행

 

 

창/2000/72x60/Acrylic on paper 여행/1994/72.7x60.6/acrylic on canvas

'텃밭 속의 작은 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배님!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0) 2006.09.02
말이라도 듣기 좋게 하지  (0) 2006.09.01
나도 빨래나 해 볼까  (0) 2006.08.19
인과 연  (0) 2006.07.31
달님이 나무라십니다.  (0) 200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