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옛 맛을 못 잊어서라 해두자.

心田農夫 2006. 12. 12. 12:20
 

모처럼 아침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

딸아이도 내일 13일부터 학기말 기말고사고

나도 오늘 논술 형 학기말 시험이 있다.


어제 새벽 두시 삼십분쯤까지

시험공부를 하던 딸아이가 피곤했던지

아침6시에 깨워달라고 하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3시까지 30분을 더하다가 잠자리에 들었는데

알람소리에 눈을 떠서는 씻고는

딸아이와 같이 공부를 하다

모처럼 식탁에 앉자 아침을 먹었다.


그동안 딸아이 등교시킨다고

바쁘게 아침을 보내다보면 

아침을 거르고 출근을 했었는데 ,


식탁에는 내가 좋아하는

생김(?)이 놓여 있었다.


요즈음 모두 다 바쁘게들 살다보니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닌지라

기름을 발라구워서 알맞게 잘려져

포장된 일회용 김을 사다가 먹고는 하는 데 


나는 그 김이 입에 안 맞는다.

내가 어릴 적에는 김이 참 귀했다.

김밥도 소풍을 갈 때나 한 번 맛보는

별비의 음식 이였고 식탁에 김이 오르는 날이

그리 많지가 않았었다.


그 때는 김을 연탄불에 구워서

한 수저를 덮을 정도로 작게 잘라놓으면

간장을 묻혀 수저에 올려먹고는 했다.


그 김 맛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인지 ,

딸아이들은 기름 발라 잘 구어 놓은

일회용 김이 맛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아니다.


나는 파래가 약간 섞인 김을

불에 구워서 간장을 찍어

먹는 맛이 더 있다.

 

언제가 식탁에서 집사람에게 말 했더니

사왔나 보다


밥 한 그릇을 구기만한 김에 싸서

간장 찍어 뚝딱 먹어치우니,

그렇게 맛있느냐 묻는다.


글쎄, 

입맛도 변한다고 하는데,

다른 입맛은 변해나 모르겠지만

김 맛만은 안 변했나보다.

맛도 맛이지만,

그냥 옛 맛을 못 잊어서라 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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