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결혼기념일 축하 하오

心田農夫 2006. 12. 26. 13:46

 

 

아침출근을 하면서 집사람이 ‘꽃 같은 것 보내지 마세요.’ 한다.

‘꽃은 웬 꽃’‘아무튼 꽃 보낼 돈 있으면 그냥 돈으로 줘요’

‘오늘이 무슨 날인가?’하면서 시치미를 떼고는

아내를 보내고 조금 뒤에 나도 큰딸아이와 집을 나섰다

 

오늘이 결혼기념일이다.

세월은 훌쩍 흘러 벌써 십년을 한참이나 넘겼다.

 

매년 결혼기념일에 꽃을 선물을 한다.

결혼 초와 달라진 것은 꽃다발에서

십 주년이 지나서부터는 꽃바구니로  바꾸어서 

카드를 동봉해서 직장으로 보내고는 한다.

 

오늘도 카드에 집사람 이름으로

삼행시를 적어서 직장으로 꽃바구니를 보냈다.

 

늘 일인다역으로 살아가는

아내의 모습에서 늘 고마움을 느낀다.

 

며느리로, 아내로, 어머니로,

그리고 한 사람의 직장인으로

일인다역으로 열심히 살아간다.

 

남들처럼 사치도 모르고,

아니 사치를 할 만큼의 돈을 못 벌어다 주는 것이리라.

 

살아오면서 바가지라는 것을 긁어 본적이 없다.

주어지는 만큼 절약을 하면서 알뜰히 살림을 꾸려 나간다.

그래서 아이들도 자연히 낭비벽은 없다.

 

며칠 전에 허리에

몇 장의 파스를 덕지덕지 붙인 것을 보았다

나이 먹어감인지 자주 아파한다.

 

조금 더 편하게 못해줌이

마음 한구석에 미안함으로 늘 자리한다.

 

꽃바구니와

그 속에 있는 카드를 보고

오늘 하루만이라도 모든 것을 잊고

행복해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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