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아내

心田農夫 2007. 3. 10. 13:14
 

 아내


누구든 나 건드리지 마

한마디 뒤로하고

둥그런 얼굴 달님 되어

두둥실 떠오른다.


구십 가까운 시부(媤父)

병상머리 투정에

심신(心身)이 파김치 되었나 보다


막내라 싫다한들

나무랄 이 없다마는

못난 남편 만나 죄 값에


딸기다, 귤이다. 배, 사과 등

믹스 돌리고 돌려 마시게 하고

미음이다, 스프다 정성 담아

끓여내어 요모조모 챙기고


떡 좋아하는 시부 드리려

명절도 아닌데 송편 사러 

떡집 문지방 넘나드네,


나이 들어 연로(年老)하면

어린아이 된다 하더니만

막내며느리 시름 깊어갈수록

홀 시부 어리광 늘어만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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