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아버지! 보고 싶습니다.

心田農夫 2007. 4. 21. 10:23
 

아버지! 보고 싶습니다.


퇴근을 해서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아파트 현관을 향해가면서 보면

아버지 방에 불이 훤하게 켜있었는데,

이제는 컴컴한 것이 발걸음을 무겁게만 한다.


우리 집은 삼층이라 아파트 입구

현관 좌측 세 번째 창문이 아버지의 방이었다.


어디를 갔다가 늦게 들어와도 항상

자식이 들어온 후에야 불을 끄시고는 하셨는데


이제는 불을 훤하게 커놓고

이 자식이 들어오기를 기다려 줄

아버지는 이 세상에 안 계신다.


인생사 한번태어나면

반듯이 한번은 가야하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도 아버지란 나무의 뿌리가

나의 가슴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자리하는 줄은 예전에는 정말로 몰랐었다.


병원에 입원해 계실 때

답답하셨던지 집에 가시겠다고

막무가내로 집에 대려다 달라하실 때,


“아버지 이제는 아버지가 제 보호자가 아니라

내가 아버지의 보호자니 자식 말도 좀 들으세요.  ”

라고 하면서 보호자라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 돌아보니

나이 들어 힘이 없고 기력이

미약하여 돌보아 드리는 것이지

자식이 결코 아버지의 보호자는

될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야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아버지 젊었을 적에는 모든 것으로

나를 지켜주시던 보호자이셨고


나이 들어 기력이 부족하실 때에는

걱정과 근심하시는 마음으로

자식이 돌아오기를 기다려주시는

든든한 마음의 보호자이셨다.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영혼이 영원히

나의 마음에 자리하는 보호자인 것을

뒤 늦게야 깨달은 못난 자식이 되었다.


아버지!

어디 계세요,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