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너는 모른다.

心田農夫 2007. 4. 26. 11:26
 


어제 저녁무렵에 울타리 회

재무국장인 후배가 찾아왔다.


들어오면서 하는 말이


“노인네 아직도 못 벗어났는가 보네,

  아니 아버지 보낸 사람이 혼자뿐인가,

  몸은 좀 어떤데요? “


“많이 낳았는데 아직은 좀 그렇다.”


“내일이 모임인데, 참석 할 수 있겠는 겨,”한다.


“몸이 어떻든 인사도 해야 하고 참석은 해야지,”


“형님 이제 그만 잊도록 해야 하지 않게는 겨, 한다.


“ 이사람 잊는다고 잊히겠는가, 너는 네 마음 모른다.”



울타리 회는 노년에 농사하겠다는 분,

또는 나처럼 화초를 좋아해서

농학을 공부했던 학우들의 모임이다,


60세의 대학교수님, 50대의 면장님, 30대의 회사원,

그리고 가정주부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졸업을 하면서 혜여지기가 싫다고

한 달에 한 번씩 만나기로 하자며

서로 뜻이 같이해 모임을 결성하자고 정하고 명칭을 정할 때


한 친구가 형님들, 우리가 농학을 공부했으니

‘영어로 원예의 뜻인 horticulture’로 하자는 것이다.


horticulture는 17세기경부터 사용된 용어로 2개의 라틴어,

 즉 hortus (= to enclose)와 cultura(= to cultivate)의

복합어(複合語)에서 유래한 것으로


hortus는 ‘둘러친다.’의 의미로

토지를 울타리로 둘러친다는 뜻을 가지며,

 cultura는 ‘가꾼다.’의 의미로 식물을 재배한다는 뜻을 가진다.


따라서 horticulture는 울타리로 토지를 둘러싸고

그 안에서 식물을 재배한다는 뜻을 지닌다.


그래서 우리들은 영어의 원예란  horticulture 보다는

울타리 안에서 힘들여 공부하던 그 때를 잊지 말고

우정이란 화초를 가꾸어 우정의 꽃을 피어보자는 뜻으로

모임의 명칭을 울타리로 정했던 것이다.


발족을 하여 초대회장으로 선출되어 2년의 임기를 마치고

정기총회에서 회칙에 있는 연임을 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2년의 재임을 맡았던, 나에게는 남다른 애정이 있는 모임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그날도 몸의 상태가 너무도 안 좋아서

출근을 하자마자 사무실 앞 의원에서

두 가지의 링거주사를 맞고 있다가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위독하시다는 간호사의

말을 들고는 주사바늘을 빼고 정신없이 달려갔고


임종 후에 어찌 할 줄 몰라 하고 있다

현 회장을 맞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 좀 도와 달라고 했을 때


현 회장이 현 재무국장과

내가 회장을 맡고 있을 때

재무국장이었던 친구와 같이


세 친구가 지체 없이 달려와

하루 종일 많은 도움을 주고는 

저녁이 되어서 돌아갔다가,

다음날 다시 조문을 와주었다.


오늘이 그 울타리 회 모임 날이다.

아버지를 보내고 정신없어 할 때,

모든 일을 제쳐 두고 와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었던 친구들의 마음을 어찌 잊겠는가.

참석하여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