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이제는 쉬고 싶다

心田農夫 2007. 7. 5. 11:40

 

 

      山中問答

                    이 백

 

 

 

 

 

 

問余何事栖碧山(문여하사서벽산)

나더러 무슨 일로 푸른 산에 사냐기에,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불답심자한)


대답 없이 빙그레 웃으니 마음이 한가롭다



 


 桃花流水杳然去(도화유수묘연거)


복숭아꽃 흐르는 물에 아늑히 떠내려가니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


인간세상이 아닌 별천지에 있다네.

 




 

 

이제는 쉬고 싶다


훌쩍 육 계월이 사려졌다.

달력 한 장에 담겨진 삼십여일의 날들이

여섯 장이나 찢기어 소리 없이 사라졌다.


위의 이백의 시처럼 자연 속은 아니지만

입 다물고 빙그레 미소 짖으며

마음과 머리에 있는 별천지 속에서

이제 조금은 쉬고 싶다.


여러 가지 일들이 뒤죽박죽으로 엉키고 설 켜서

정신을 못 차리고 보냈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아버지의 멀고 긴 여행 후

거기에 따라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여러 가지의 일들이 심신을 많이도 괴롭게 하였고


한가지의 일을 하기도 벅찬 삶속에서

일인 삼역 아니 사역이라고 해야 하여야 하겠지?


출근하면 평범한 직장인이요,

퇴근을 하면 남편이요,

두자녀의 아빠인 가정의 가장의 역할까지,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대학원생이고

월요일에서 금요일 까지 대학생이다.


정신을 놓고 싶을 정도로 정신적인 고통과

밀려드는 육적인 피로가 쌓여만 간다.


사무실 앞을 내다보면 하루도 빠짐없이 

헤헤 웃으며 다니는 조울증환자를 보면서

나도 저 친구처럼 아무생각도 하지 않고

살고 싶은 마음이라고

 

앞집의 병원장한테 이야기 했더니

그래도 생각이 없는 것보다야

생각하시면 사시는 것이 낫다고 하신다.


우리의 학교들은 왜 그리 시험이 많은지

꼭 그렇게 시험으로만 평가를 해야 하는 것인지,

한쪽의 시험이 끝나면 또 시작인 시험


한 쪽을 포기 할까하는

마음이 수시로 들기도 하였으나

그래도 무사히 한 학기를 모두 마쳤다.


이제는 조금은 쉬고 싶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 되지 전까지,


전반기 육 계월을 보내면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의 교육의 문제를,


우리의 청소년들이 시험을 위해서

밤잠을 못자가면서 꼭 해야 하는 공부들이 옳은 것인지?


청소년기의 감성을 각자의 창의적으로

제대로 키우지를 못하고 오직 대학을 위해서

교과서와 싸우듯 하는 학생들이 너무도 가엽다.


나도 그 좋아하는 책 한권 제대로 읽지를 못하고

전반기를 보내고 말았다.


옆집의 시인이 자신의 시집이 나왔다고 주었는데도

몇 편을 읽지를 못하고 한쪽에 밀어 놓았고,


집에서 읽던 애드가 모랭의 「인간과 죽음」을

삼분의 이정도 읽다 그대로 접은 채 놓아두었고

직장에서 틈틈이 읽던 베르벨 바르데츠키의

「따귀 맞은 영혼」도 반 정도 읽다

그대로 책상 한쪽에 놓아두었었다.


이제 아버지의 일들도 대체로 마무리가 되었고

두 과목의 논술 형 시험을 끝으로 대학원도 종강을 했고,

지난주 여섯 과목의 객관식시험을 끝내고 대학도 방학에 들어갔다.


이제 조금은 여유롭다,

마음을 정리도 하면서 몸에 피로도 풀어야 하겠다.

조금은 한가로운 오늘이다.

오늘부터 덮어두었던 책을 다시 읽기 시작을 하였다.


후반기 생활은 더욱 바쁘게 진행될 것이다

논문준비, 예비발표에 졸업시험

그리고 대학의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등,


그러나 앞으로 올 새로운 학기는

생각하지 않으려한다.

그저 직장의 밀어두었던 일이나 하면서

조용히 지내고 싶다.

책속으로의 여행을 즐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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