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보고 싶지 않은 플래카드

心田農夫 2007. 7. 11. 09:20

 

 

 

 

 

 


몇 일전부터 아파트 정문 옆에 걸려있는

플래카드를 안 보려고 해도 눈에 들어온다.


아파트 정문 옆에 걸려서 들고나는 사람들

보라고 잘 보이는 위치에 걸어 놓았으니

안 보려고 해도 안 볼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을 볼 때마다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입주한 것이 벌써 2년이 가까운데

이제야 만들어놓고는 무슨 생색이라도

내는 것 같기도 하고 자랑이라도 하는 양

생각이 되기 때문이다.


요즈음 세태가 맞벌이를 하지 않고는

힘든 현실이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대부분의 가정이 맞벌이를 하고

자녀들은 학교다 학원이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 저녁이 되어서야

한자리에 만나는 것이

요즈음의 가정의 가족생활 패턴이다 


그러다보니 나이들은 어른 신들은

집에서 낮에 혼자 보낼 수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어디를 가시려 하여도

갈만한 곳이 없는 것이 아파트 생활이 아닌가,


아파트단지를 조금만 벗어나면

바로 큰길이라 차들만이 쌩쌩 달리지

어디 마땅히 쉴만한 장소가 없는 것이다


이제는 먼 길을 떠나신 아버지도 마찬가지셨다


아침에 우리내외와 딸애들이 직장과 학교를 가기위해서

집을 나서면 그 때부터 하루 온종일을 집에서 보내야만 하셨다.


아파트생활이라는 것이 들고나는 문만 닫으면

누가 옆집에 사는지, 위집에 사는지

아랫집에 사는지 도통 알  수가 없는 구조가 아닌가.


내 어렸을 때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이 생각이 난다.

‘김 서방 내야 내가 잘 알지

그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알지’하시던 말씀을,


그렇다 그 옛날이야 대문도 잠그지를 않고

다녔던 시절, 서로의 집안을 내 집처럼 드나들었고

마실 이라고 하여 이집 저집 돌아가면서 

모여 이런저런 세상 돌아가는 일들을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지내던


그 시절에는 나이든 어른들도

갈 곳이 있었고 그렇게 모여 때로는

인생의 길에서 터득한 지혜를 젊은이에게

전해주면서 노후의 생활을 보내는데


도시화 되면서 경로당이라는 곳을 지어서

어른들이 모여서 지낼 수 있게 하고는 하는데


입주를 하기 전에 경로당을 지어서

입주와 동시에 어른들에게 유익을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제는 아무리 좋은 시설의 좋은

경로당이라도 아버지가 안계시니

나와는 무관한 것이 되었다.


물론 이제라도 다른 어른들이나마

그곳에서 즐겁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있지만


그 플래카드를

볼 때마다 왠지 부아가 치미는 것은

이타주의를 깨달지를 못한 탓인가?

아직도 수양이 부족한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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