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정을 나눈 형제

心田農夫 2007. 9. 10. 12:25
 

 정을 나눈 형제


오래 만에 찾은 나그네에

형님, 아주버님, 큰아버지,

불러주는 후배의 가족이 있네.


피를 나눈 것도 아니 것만

큰아버지, 아주버님, 형님하며

다정히 맞아주는 가족들이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들려도

언제나 반갑게 맞이하며

변함없이 불러주는 그 호칭


기나긴 여정에 지친 몸과

타양 살이 서글프던 마음을

푸근한 인정, 융숭한 대접이

춘삼월 눈 녹듯이 녹아드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처음 만났을 때 어떻게 불러야 될까

약간은 고심을 하게 된다.


별 의미 없이 일상생화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호칭은

일반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자신보다 연상이나 비슷하다고 한다면

상대방이 여자분 일 때는 “아주머니”

남자분일 때는 “아저씨”라 부르는 것이

우리사회에 어느 듯 통념이 된 듯하다.

(아저씨는 조카가 삼촌을 부르는 호칭이다)


한 때는 무조건 사장님이라고 불러서

가수 최 희준님의 “회전의자”란 노래가

우리 대중가요로 많이 불러지기도 했었다.


길을 가다가 사장님 하고 살짝 불렀더니

모든 사람이 다 돌아본다는 내용의 가사다.

그 만큼 사장님이 많다는 풍자의 대중가요 이었다.


한 때는 너나 할 것 없이

사장님이라고 불러주기를 바라던 시절이었다.


그 여파가 아직도 남아서

나처럼 혼자 장사를 하는 장사치에게도

어김없이 사장님 하고 부른다.


그 때마다 나는 실장이나

기사로 불러주기를 원 한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자신이 명함에

대표 ○ ○ ○ 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냥 이름 만 써가지고 다닌다.


나는 살아가면서 돈들이지 않고도

상대방을 기쁘게 하는 법을 알고 있다.


 첫째가 만나면 먼저 인사를 하는 것이다.

고개 한번 숙이면서 “안녕 하세요”한다.


두 번째가 호칭을  듣기 좋게 부른 것이다

상대방이 위치에 맞게 부르는 것이다.


병원에 가서 보통 나의 나이 또래에

사람들이 간호사를 부를 때

“아가씨,”라고 들 많이 부른다.


나는 반듯이 간호사 선생님, 또는

그냥 선생님하고 부른다.


약국에 가서도 처방전을

그냥 쑥 들이미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 상당히 덥네요, 

아니면 토요일이면

선생님 주말 즐겁게 보내십시오. 하고는

약봉지를 받으면서 말을 하면, 

반듯이 웃는 얼굴로 답을 하시다.


예전에 비해 요즈음은 호칭이

많이도 변했음을 알 수 있다.


병원의 간호사에서 간호 선생님으로

택시 운전사에서 택시 기사님으로

할머니 할아버지에서 어르신으로 등으로


참 좋은 변화라 생각을 한다.

방학기간 중 서울에 세미나가 있어

하루 전에 올라가서 후배 집에서

한밤을 지새웠다.


항상 만날 때마다 후배와 그 부인

그리고 세 아들들도 어김없이

위에 호칭으로 나를 부른다.


자기의 친형이 없다면 형님이라

부르고도 싶을 것이라 생각이 들지만

후배에게는 위로 세분의 형님들이 있다.


보통 남자들 세계에서

손위에 부른 호칭이 형님 이지만

부인이나 자녀들은 그렇지가 않다.


참 살뜰한 아우다.

이번에도 시간을 내어 세미나 장까지

태워다 주고는 “형님 끝나면 전화 하세요

모시로 오겠습니다.  ” 한다.


“알아서 일보고 내려갔게” 했는데

세미나 끝나는 시간 맞추어 전화를 해서는

“형님, 곧 갈 테니 앞에서 기다리세요,” 한다.


강남고속 터미널까지  태우다주고

차표도 사주고 저녁까지 대접을 해 준다.


친동생인들 자신의 일을 보다가

시간 맞추어 오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피를 나눈 동생은 없지만

그러나 피는 안 나누었어도

정을 나눈 형제인 동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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