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아빠는 요리사, 딸은 사진사

心田農夫 2007. 10. 1. 16:08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에

작은 딸아이가 내 공부방 문을 열고

들어와  눈치를 살핀다.


“딸, 아빠한테 할 이야기 있으면 해”

“아빠, ----” 

“왜? 할 말 있으면 하라니까”

“내일 스파게티해주면 안 돼요?  ”한다.


“스파게티, 먹고 싶니,”  “예”

“그래, 그럼 내일아침에 해 주마”


“아싸,”하며 방을 나가 공부하는

언니 방으로 가면서,  “언니, 언니

아빠가 내일 스파게티해준데,”한다.



그 동안 일요일 아침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로 내가 해왔었다.


그러다 아버지가 떠나신 후로는

일요일 아침을 하지를 않았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무심히

했던 것은 아닌데,

아이들은 많이 참았나 보다.


물론 아이들을 위해서

아침을 하기 시작 했지만,

아버지도 무척 좋아하셨다.


특히 유부초밥을 좋아하시어서

잡수시고 싶으시면 슈퍼에 가셔서

유부를 사다 놓으시고는 했었다.


이제는 해드리고 싶어도

이제는 해드릴 수가 없으니,-----


아침에 일어나 냉장고를 보니

파 세리, 피망도 없고

당근도 조금, 고기도 없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토마토도 없었다.

다행이 전에 사다 논 통조림 소스가 있었다.

 

있는 재료 끄집어내어

썰고 복고해서 만들어 주었더니,

 

 

 

 

 


먹기는 많이 먹고 싶었었는지

접시에 담긴 것을 다 먹고는

한사람 분이 남았는데,

 

반씩 나누었는데,

서로 많다, 적다하다

엄마 한데 한소리 듣고는

먹기 시작을 해 깔끔히  먹었다.


다 먹고 난 작은아이

“아빠 점심은 떡볶이 해주세요.” 한다.

알았다는 대답을 하고

진작 해 줄 것을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음식을 배운 것도 아니고

그저 어깨 넣어 배운 솜씨로

해주어도 맛있다 잘 먹어주는

딸아이 들이 나는 고맙기만 하다

 


(사진은 요즈음 학교 컴퓨터 교실에서

포토샵을 배우고 있는 작은 딸아이가

찍은 것을 몰래 메일로 보내와 직장에서

글과 같이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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