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스티로폼 박스에서 본 지혜

心田農夫 2008. 1. 3. 15:52

 

 

몇 일전에 바람에 날아 왔는지

스티로폼 박스가 주차장 담가에

하얀 속살을 들어 내놓고 있더니

 

저번에 비가 올 때

그 속살에 내리는 빗물을 받아

한가득 살포시 품어 앉고 있었는데

 

갑자기 날씨가 차가워져서인지

오늘 보니 꽁꽁 얼 얼음이 되어 있었다.

 

그것을 가만히 보자니

며칠사이에 변화가 참 많았다

 

어디서 왔는지

바람이 이끄는 데로 주차장까지 와서는

속살을 내비치이며 담가에 다소곳이 있더니

비가 내리니 그 비를 말없이 받아 안고 있다가

날씨가 추워지니 반투명의 얼음으로 변함을 보였다

 

한참을

그 스티로폼 박스를 보면서

저 박스가 나에게 세상사는 지혜를

가르쳐 주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 박스처럼 세상을 산다면

아옹다옹 싸움을 하지 않을 텐데

 

저 스티로폼 박스처럼

마음을 비운다면 여러 가지 세상사에

얽힌 것들을 비어있는 품에 안을 수 있으니

오해(誤解)니 이해(利害)니 다 필요가 없을 듯하다

 

비가오니 빗물을 받아 안고 있고

기온이 내려가니 기온에 따라 얼음으로 되었다

이제 따사로운 햇빛이 비추이는 봄이 다가오면

그 얼었던 몸을 서서히 녹이겠지 하고 생각을 하니

 

올 한해는 저 박스처럼 비가 외면 오는 데로

날씨가 추우면 추운대로 자신을 세상에 내 맡기며

세상의 흐름에 묵묵 따라서 살아야 갰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