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친구야, 미안하다.

心田農夫 2008. 1. 14. 19:28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되는 지혜 중에서

우정을 쌓으라는 충고가 가장위대하다

친구 없이 혼자서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것은 사자나 늑대의 삶이나 다름없다.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

 

 

어느 수준까지는 우정은 단순하다.

우정은 공통의 관심사와 상호보완적인

목표를 바탕으로 친교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의 유대감이다.

 

우리는 지신의 친구를 자랑스러워한다.

서로가 서로를 친구로 선택한 것을 기뻐한다.

 

친구는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진면목을 보여준다고 믿는다.

 

오랜 친구는 우리 삶의 증인이다.

그 친구들이야 말로 우리를 “이해한다.”

 

오랜 친구는 우리의 자의식을

변화시키려 하기보다는 강화해준다.

 

우정은 우리사회에서 즐거움의

원천으로서 특별한 위치를 부여받았다

                            <행복> 중에서

 

 

갑자기 일을 하다 문뜩 친구생각이나,

하던 일을 멈추고 전화기의 숫자판을 눌렀다.

 

수화기 저쪽에서 들려오는 반가운 음성

얼굴을 본지가 언 십년이 훌쩍 넘었나보다

 

어찌 지내냐 안부를 물으니

그냥 그렇게 지낸단다.

그럼 별일 없이 잘 지냈다는 말이네 했더니

 

그동안 허리 수술을 받았고

정년도 얼마 안 남아서 걱정이 많다는 말과 함께

“야 너라도 있다면 소주라도 한잔 할 텐데,” 한다.

 

세월의 흐름의 길고 짧음이 없이

언제나 전화를 하면 이렇게 반가운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고맙기만 한데,

 

 

한 이십분쯤의 통화에서

전화를 해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한다.

현 삶이 무척이나 힘이 드는 모양이다.

 

친구가 힘이 들어 할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옆에 있다고 한들

무슨 힘이야 되겠는가마는

그저 소주한잔 놓고 이야기

들어주는 것이면 만족할 테데,

 

서울과 포향이라는 거리가 너무도 멀다.

야, 포항 한번와라 소주하면 그래도

회랑 마셔야 할 것 아니냐.

 

차표만 끊어서 내려와라

바다도 보고 원 없이 회랑 소주랑 사주마.

그러고는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오늘도 친구 없이 친구 생각하면서

혼자 홀짝홀짝 한잔 술을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