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가을이 가져다준 시집

心田農夫 2008. 9. 24. 18:27

       갈대밭 풍경

 

                                  정 향

 

갈대와 억새가 서걱대는 가을 들녘에서

안개는 머리채를 적시며 여명 길로 온다.

내면으로 숨어서 흘러가던 강의 안개

소리 없는 시련과 인고의 아픈 소리로

앞을 스쳐간 상처의 흔적을 덮어준다.

 

아득하게 밀려온 수평선 아래 내려앉은

외로움에 지친 겨울 나그네새들은

까마득하게 펼쳐진 갈밭과 갈밭사이

쏠리는 어둠 속을 퍼덕거리며

검은 부리로 서로 사랑을 확인하다가

떠나간 푸른 계절을 그리워하다가

 

한때 반짝거리던 초록빛 넉넉한 끔으로

스쳐간 강물에 쓸려버린 나날을

시려오는 갈대 뿌리로 흔들어 씻으며

이름 모를 들녘으로 고개를 돌리는 계절

황혼 길에 찬 서리로 어려 오는 사랑이여.

 

 

 

 

 

 

계절이 바뀌긴 바뀌었나 보다.

어제 옆집 계시는 시인 정향님이

계간시집 「詩 하늘」가을호 와

문학저널 문인회 작품집

「꽃을 심다」란 시집을 가져다 주셨다.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도 감사한 선물이다.

두 권의 시집을 받아들고는

“고맙습니다.”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었다.

 

 

요즈음 읽고 있는

「10분 해탈」의 용타 스님

살아가면서 남에게

베풀며 살아가라 하시던데

 

사람들은 챙기기만 하려는

요즈음 세태에 항상 주시고자 하는

고운 마음의 시인 정향님

 

정향님의 선물, 두 권의 시집

그 두 권의 시집 속 시(詩)들을

음미하노라면 이 가을 너무도 풍성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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