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나는 시(詩)를 모른다.

心田農夫 2008. 10. 30. 12:33

 

나는 시에 대하여

공부한 적이 없다

 

그래,

나는 시를 모른다.

아니

알고 싶지도 않다.

그저 보고 느끼고 음미한다.

 

그리고

어느 날

나의 느낌과

생각을 적어보기도 한다.

 

그것이 시인지 아닌지

나에겐 별반 중요하지가 않다.

있었던 일을, 생각나는 것에 대해

생각과 겪었던 일을 느낀 대로 그냥 적어본다.

 

얼마 전

한적한 토요일에 찾았던

가을 닮은 카페 ‘비꽃’에서

있었던 일을 그냥 적어두었는데

 

어제 주인장을

뵙게 되어 드렸더니,

찬찬히 읽어보시고 고맙다 하시면서,

그날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하신다.

 

 

 

                                  

                                      '비꽃'의 한 곳에 걸려있는 그림

 

 

 

 

   그날

 

그날

비꽃엔

가을이 흠뻑 물들어있었다.

 

미닫이 스르르

모빌 부딪히며

풍경소리 나풀나풀

눈앞에 가을 산사를 옮겨 놓은 듯

 

가을에

취해서 일까

오미자 빛 발그레한 주인장

 

피곤타기에

돌아서고픈 맘,

아니, 서둘러 자리 권하고

 

정성가득

손맛 담뿍

둥그런 찻잔 검붉은 대추차

가을, 깊은 맛이 스며있었네.

 

다소 곳

다가오는

팝송의 멜로디

세월 지나 거슬러 와

가을을 마시고 취기에 젖어

흐느적이며 흐느끼고 있고

 

초대치 않는

불청객이건만

그리움 외로움에

목마른 객의 마음 알아서일까

 

짙은 분홍빛,

새큼 달콤한 오미자 차

가을 닮은 넉넉한 잔에 한잔 더,

 

소담이 담아들고

마주한 주인장 살가운 담소에

가을은 익을 대로 익어가고

허전한 마음 밭에 톡톡 벌어져 묻어드네,

 

 

 

 

                                            '비꽃'의 전경들 

 

                    ( 비꽃은 포항시에 속해있는 '칠포해수욕장' 가는 길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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