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에 대하여
공부한 적이 없다
그래,
나는 시를 모른다.
아니
알고 싶지도 않다.
그저 보고 느끼고 음미한다.
그리고
어느 날
나의 느낌과
생각을 적어보기도 한다.
그것이 시인지 아닌지
나에겐 별반 중요하지가 않다.
있었던 일을, 생각나는 것에 대해
생각과 겪었던 일을 느낀 대로 그냥 적어본다.
얼마 전
한적한 토요일에 찾았던
가을 닮은 카페 ‘비꽃’에서
있었던 일을 그냥 적어두었는데
어제 주인장을
뵙게 되어 드렸더니,
찬찬히 읽어보시고 고맙다 하시면서,
그날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하신다.
'비꽃'의 한 곳에 걸려있는 그림
그날
그날
비꽃엔
가을이 흠뻑 물들어있었다.
미닫이 스르르
모빌 부딪히며
풍경소리 나풀나풀
눈앞에 가을 산사를 옮겨 놓은 듯
가을에
취해서 일까
오미자 빛 발그레한 주인장
피곤타기에
돌아서고픈 맘,
아니, 서둘러 자리 권하고
정성가득
손맛 담뿍
둥그런 찻잔 검붉은 대추차
가을, 깊은 맛이 스며있었네.
다소 곳
다가오는
팝송의 멜로디
세월 지나 거슬러 와
가을을 마시고 취기에 젖어
흐느적이며 흐느끼고 있고
초대치 않는
불청객이건만
그리움 외로움에
목마른 객의 마음 알아서일까
짙은 분홍빛,
새큼 달콤한 오미자 차
가을 닮은 넉넉한 잔에 한잔 더,
소담이 담아들고
마주한 주인장 살가운 담소에
가을은 익을 대로 익어가고
허전한 마음 밭에 톡톡 벌어져 묻어드네,
'비꽃'의 전경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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