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가로수들도
울긋불긋 색옷 차려입고
하나둘 나들이 가는 모습에
가을이
깊어 감을 알 수 있다.
곱게 차려입고
가지 떠나 나들이 가는
색색이 잎들 따라 훌쩍 떠나
고풍스런 산사의 가을을 만나고 싶다.
가을 맞아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에
이 가을 시(詩)와 함께 하려고
두 권의 시집을 새로 맞아드렸다.
받아들고 펼친 것이
‘어느 날’이란 시였다.
‘어느 날’을
보고 있노라니
한 선생님의 모습이
여러 각도로 오버랩 된다.
작은 딸아이
초등학교 일학년
담임이셨던 다정다감한 선생님.
늘 학생을
먼저 생각하시고
참교육 실현하기위해
언제나 노력하는 모습에서
이시대의 보기 드문 선생님이고
스승의 표상이라고 해도 좋을 선생님이시다.
그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어느 날’을
다시 나직이 읽어 보았다.
교사수첩 15
어느 날
여 태 전
아이들보다
내가 더 공부하기 싫은 날
아이들보다
내가 더 놀고 싶은 날
왼 종일
창틀에 기대고
하늘만 보고 싶은 날
분필 하나만
달랑 들고 들어가
칠판에 짤막한 시 한편 적어놓고
아무 말
아무 표정 없이
구름만 보고 싶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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