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눈에 띤 시 한편

心田農夫 2008. 11. 14. 11:30

 

어제 구입한 시집

「국어시간에 시 읽기 1」을 펴들고

어떠한 시들이 실려 있나 살펴보다

나의 눈으로 살포시 다가오는 시가 있었다.

 

천 상병시인의

“귀천(歸天) 이였다.

하얀 마음으로 이 땅에 와 사시다

하늘나라로 다시 돌아가신 시인 천상병

 

얼마 전

교육학과 회장님과

젊은 학우 한분과 가는 가을이

못내 아쉬워 밤새워 소주잔 앞에 놓고

여러 가지 이야기로 밤을 새운 적이 있었다.

 

나이 들었어도

학생의 신분이여서 일까,

학문을 탐구하는 열정이 있어서일까

 

가을밤이

서서히 깊어갈수록

우리의 대화의 방향은

독서모임으로 만나 것처럼

이 외수선생님에 대한 이모저모

그리고 그분의 책에 대하여 말하고 있었다.

 

가을밤이라 그랬을까

대화는 자연스레 시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여러 시인들의 이야기를 하다가

천 상병시인에 이르러 시인의 삶과 시

그리고 부인이 경영하시는 인사동의 귀천 등등

 

깊어가는 가을밤

시간의 흐름을 잊을 채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 되어서

우리 세 사람은 마냥 행복해 했었다.

 

그날 이야기되었던

시인의 이름과 시 “귀천(歸天)이

시집을 펴들고 차례를 살펴보던 중

나의 눈으로 “귀천”이란 글자가 살포시 다가 왔다.

 

 

 

귀천(歸天)

 

                                     천 상 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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