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사랑하는 것이 행복이라 하네.

心田農夫 2008. 11. 25. 11:47

       

         행 복

                           

                                유 치 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시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음으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어제 비가 와서 일까

기온이 뚝 떨어져 쌀쌀해 졌다.

 

사랑의 온기가 그리운 날이다.

그 사랑의 온기가 온몸으로 스며들 때

이 쌀쌀한 겨울도

따스한 온기로 행복을 느낄 수 있으리

 

사랑하고 싶다.

 

사랑하며 행복해 하고

사랑받으며 따사로운 마음 되어

포근하고 온화한 사랑의 꽃 피우기 위해

사랑하고 싶다

 

시인은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말한다.

 

그래서 시인은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사랑하는 이에게 편지를 쓴단다.

 

오늘 나도

한통의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서가 아닌

사랑을 하고 싶어서

 

샛노란 은행잎,

붉고 고운 단풍잎,

내 사랑 알알이 수놓은 이 마음을

함께 봉투에 넣어 사랑하는 이에게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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