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봄을 기다리는 시인

心田農夫 2008. 12. 6. 11:14

 

제 다른 곳은

무척이나 눈이 많이 내려서

사고도 여러 건 있었나보다.

 

이곳에는 아침에

흩날리듯 눈발이 한 5분 정도

날리더니 그것으로 끝이었다

 

오후가 되면서

구름은 걷히고 날씨는 맑아져

태양의 활기찬 빛이

온종일 사무실에 머물렀다.

 

기온은 많이 내려가

영하의 온도 같았으나

그렇게 추운 것 같지는 않았다.

 

퇴근을 위해

주차장에 서서 하늘을 보니

별들이 총총 뗘 나를 반겨 준다.

 

얼마 전부터

퇴근을 할 때,

주차장에서 차에 오르기 전

잠시잠깐 하늘을 올려보고는 한다.

 

차가운 날씨지만

빤짝이는 별을 보노라면

별들의 다정다감한 속삭임이

어느새 나의 가슴을 따사롭게 해주어

어둡고 싸늘한 퇴근길이지만

따스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출근을 하여 청소를 마치고

펴든 시집

한두 편의 시를 보는데

오늘 보게 된 시가

 

“별 헤는 밤”이란 시다

 

시를 다보고

끝자락에 있는 시인의 이름을 보니

시를 쓴 시인이 윤동주님이다.

 

 

 

 

별 헤는 밤

 

                                  윤 동 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는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이란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스 잠, 라이어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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