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황혼기는 묵은 가지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꽃일 수 있어야 한다.
이 몸은 조금씩 이지러져 가지만
마음은 샘물처럼 차오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무가치한 일에 결코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아름다운 마무리」중에서
이 년 전 이른 봄에
화분과 배양토를 사기위해
화원에 간 적이 있다
온실 속에는
갖가지의 화초가
너도나도 봄을 맞을 준비로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색색이의 꽃망울을 티우고 있었다.
그 꽃들 속에서도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납작한 타원형의 분에
고즈넉이 자리한 나무 한 그루
꽃망울이 아니면
죽었다할 것만 같은 고목의 가지,
그 가지에서는 샘에 물이 솟아오르듯
가지의 피(皮)를 뚫고 솟아 자리한 꽃망울
그 자태에 매료되어
한참을 그 자리에 서 바라보았다.
아침에 펼쳐든 책에서
위의 문장을 읽노라니
문뜩 그 때가 생각이 났다.
“인생의 황혼기는 묵은 가지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꽃일 수 있어야 한다. “
이제 머지않아
황혼기에 접어들게 되는 나이
문뜩 문뜩 어찌해야
나의 노년은 추하지 않고
아름답게 보낼 수 있으려나 생각을 해본다.
그 분재의 고목나무처럼
묵은 가지에 새롭게 꽃을 피울 수 있는 삶
노쇠(老衰)한 몸이지만
그 속마음에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차오르는 삶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무가치한 일에 결코 낭비하지 말아야 한단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한정된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 아니던가.
나에게 이제
얼마만큼의 시간이
남겨져 있는지 알 수 없어도
결코 무가치한 일에 허비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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