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난은
천 상 병
오늘 아침은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는 것은
한 잔의 커피와 갑 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 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잔돈 몇 푼에 조금도 부족이 없어도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
비쳐 오는 이 햇빛에 떳떳할 수 있는 것은
이 햇빛에서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
나의 과거와 미래
사랑하는 내 아들딸들아
내 무덤가 무정한 풀섶으로 때론 와서
괴로웠음 그런 대로 산 인생 여기 잠들다. 라고,
씽씽 바람 불어라……
한 잔의 커피와 두둑한 담배
그리고 배고픔을 잊게 해주는 음식
거기다 어디인지 날 데려다 줄
버스 값이 있기에 행복하다는 시인
“천상병은 천상의 시인이다.”
라는 말처럼
지상의 모든 사람들이
넘치도록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행복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비한다면
어찌 하늘의 사람이라 아니 생각하리오.
시인의 대표적인 시
귀천(歸天)의 첫 연의 시작도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로 시작하여
그 끝 연을 이렇게 맺고 있다.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라고
이 세상에 오신 것을
저 천상에서 이 지상으로
잠시 소풍 왔다 간다고 생각하는 시인
한번 들어갔던 강물에
두 번 다시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매일 매일이 똑같고 똑같은 것 같지만
결코 같은 날일 수없는 나날을 살면서도
그것이 영원히
지속되리라 생각들을 한다.
어느 사이 올 한해도 벌써
그 끝자락을 향해 숨찬지도 모르는 채
잠시도 멈추지 않고 영원의 세계로 달리고 있다.
이제 나의 인생에서
다시는 만날 수없는 2008년
며칠남자 않은 올 한해의 날들을
아름답게 마무리해야 겠다는 마음이다.
하늘로 돌아가는 날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게
나의 생은 행복했노라고 말을 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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