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이기(利器)란 살아가면서
참으로 사람을 편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다보면
어느 사이 내가 그것을 필요로 하는지,
아니면 그 기계들이 나를 필요로 하는지
가끔은 조금 해 깔리. 때가 있다.
어느 조사한 결과를 보니
손에 핸드폰을 안 들고 있으면
어딘지 모르게 허전하고 때로는
불안하고 초조하다고 한 사람이 많았단다.
나 역시 그런 것을 느꼈다.
지난 월요일 오후 점식식사를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충전기에서 휴대폰을 꺼내 드는 순간
휴대폰이 어찌나 뜨겁던지 깜짝 놀랐다.
그래 그냥 책상에 놓고
식사를 하고나서 보니
뜨거웠던 것이 다 식어있었다.
혹시나 이상이 있나 보나
액정에 날짜, 요일, 시간표시 등
별 이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런데 다음날
점포의 전화로 전화를 한 후배가
왜 그렇게 휴대폰을 안 받느냐며
114에 묻어 지금 전화를 한다며,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묻은 것이 아닌가.
아니 언제 전화를 했는데
전화 온 적이 없는데 했더니,
수차 했단다.
휴대폰이 뜨거웠을 때
어느 부분이 녹았는지
액정을 보아서는 이상이 없는 것 같은데
거는 전화도 안 되고 받는 전화도 안 된다.
고장이 난 것 같은데
고장이 난 것을 모르고
있을 때는 괜찮았는데
막상 전화가 고장이 난 것을
알고 나서부터 괜한 신경이 쓰이는 것이
영 일이 안되고 답답함 마저 드는 것 아닌가.
그러던 것이
한 이틀정도 지나니
차라리 없으니 얼마나 편안한지 모르겠다.
이번 기회에 아예 없애버릴까, 생각도 해보는데
장사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직원이 있을 때는 모르는데
점포 비워야 할 때
점포에 오는 전화를 휴대폰으로
돌려놓고 외출중이라는 문구와
휴대폰번호를 적어 놓아야 찾아오는
손님과의 연락이 되는 문제가 있다.
그래 아주 없애지도 못하겠고
새로운 것을 구하기는 구해야 될 것 같은데,
며칠을 없이 지내다 보니
구속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
아주 이참에 없이 살아볼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런 것을 보면
문명의 이기(利器)라는 모든 기계들
이기가 아니라 사람을 불안과 초조하게 하는 등
결코 인간에게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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