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비스므레 하네

心田農夫 2008. 12. 24. 14:31

 

 

 

김씨의 하루

 

                              정 대 호

 

아침부터 마을 앞 공원을 서성이며

휴대폰에 온 신경을 세운다.

 

출근할 곳이 없어진 그날

전화기를 사고

이력서를 몇 군데 내고

마을 동산 공원의 가치가 새로웠다.

 

그가 새로 알게 된 것은

시간의 두려움이다.

 

서성거리기가 이렇게 힘들고

시간을 보내기가 이렇게 힘들다니

비라도 오는 날이면

김씨의 하루는 더욱 힘들다.

 

다방에서 담배나 피우자니

이건 온통 하루의 생지옥이다

 

김씨의 하루는

제일 무서운 게 바로 시간이다.

 

 

 

 

오늘은 12시가 다되어

출근을 하여 점포의 문을 열었다.

 

무슨 일이 있어요?

 

몇 분의 지인들과

손님들의 전화를 카센터에서 받으며

 

‘차가 퍼져서' 라고

 

답변하는 내 신세가

처량하게 느껴지는 것이

가슴이 답답해 지며 서글퍼지는 진다.

 

수입은 줄고

통장의 잔고는 줄어드는데

멀쩡한 것만 같았던 차가

어제 퇴근길에 집에 거의 다 와서

아파트 입구에서 그만 멈추어 섰다.

 

견인차를 불러 견인을 하여

간신히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침에 다시 불러서 카센터에 가

몇 곳을 손을 보고 이제야 도착을 했다.

 

새 차를 사자니 부담되고

수리하면서 계속 타야하겠는데

 

어제와 같이 갑자기 도로에서

서 버릴까봐 걱정은 되고

나름대로 손을 보았으나

벌써 팔 년째니 불안하기만 하다.

 

어제의 일을

생각 만해도 끔찍하다.

고속도로나 번잡한 도로에서

갑자기 멈추어 섰다면

어찌 할 뻔 했는지 생각하면 오싹하다.

 

점포 문을 열고

점심을 먹고 나서

펴들은 시집에서 보게 된 시

 

‘김씨의 하루’의

 

그 김씨의 하루나

이 김씨의 하루나 비스므레 한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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