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에 7시가 다되어
한통의 문자가 날아들었다.
내가 이사(理事)겸 감사(監査)로 있는
단체의 사무국장이 보내온 문자였다
소식을 늦게 보내어
미안하다는 말을 시작으로
서○○이 내일 결혼식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일요일인 어제
모처럼 느긋이 쉬고 있다가
“점심 무엇을 할까요?”라는
아내의 묻는 소리에
“아차, 이런 깜박했네.” 해더니
왜요“ 라고 묻는다.
어제저녁에 결혼식 있다는 문자가
들어왔던데 깜빡 해네
지금 몇 시지?
시간을 보니 아직 늦지는 않았다.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출발
헐레벌떡 예식장에 도착해 입구의
안내판에서 신랑의 이름을 확인하고
올라갔더니 안의 객석은 꽉 차고
입구도 사람들로 막혀 있었다.
한 분에게 묻으니
예식은 방금 시작 했단다.
식장입구 반대쪽에 자리하고 있는
신랑 쪽과 신부 쪽의 축의금 접수하는
책상으로 다가가 신랑 측에 축의금을 내니
식권을 한 장 주기에 받고
돌아서 식장 안을
까치발을 하고 안을 들려다 보다
아니 “이 회장 아니야”
주례로 서있는 사람은 단체의 회장이었다.
순간 아니 벌써
우리나이가 이렇게 되었나?
나는 전혀 생각을 못 하고 살아왔는데,
벌써,
결혼식 주례를 할 수 있는 나이구나
하는 생각에 착잡한 심경에 있는데
주례를 하고 있는 회장의 친구로
단체이사 한분이 다가오더니
나는 저 신랑자리에 설 수 있을 것 같은데
친구가 주례를 하고 있으니
내가 벌써 이렇게 나이가 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분도 나와 같은
착잡한 심경인가 보다.
단체의 회장은 나보다도 두세 살
연하인데, 주례를 서고 있으니,
이틀밖에 남지 않은
이 해의 끝자락에서 느끼고 싶지 않은
세월의 빠른 흐름을 또다시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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