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하여 생각하기

심히 부끄러울 뿐이다.

心田農夫 2009. 2. 1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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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시즌이 다가왔다.

졸업하면 나는 제일먼저 떠오르는 것이

더스틴 호프만, 캐서린 로스의 출연의

영화 졸업(The Graduate) 생각이 난다.

 

결혼식을 하다말고 드레스를 입은 채

사랑을 찾아서 떠나는 엘랜의 모습과

마지막 장면 버스의 뒤 좌석에 앉자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눈감으면 방금 전에 본

장면인 듯 오버랩 되어 진다.

 

그리고 영화의 삽입곡

사이먼 앤드 카펑클(Simon and Garfunkel)의

침묵의 소리 (The sound of silence) 선율이 들리는 듯하다.

 

지금 중장년의 사람들에게는 은은한 커피의 향처럼

가슴 한구석에 잔잔한 감동의 여운이 남아있는

아련한 추억의 영화요, 감미로운 추억의 음악이리라

 

영화 졸업은 미국 동부의 명문대 졸업생

벤자민(더스틴 호프만)이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서

기성세대에 대한 갈등과 방황, 그 방황 속에서 만난 여인

엘랜(캐서린 로스)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그 사랑을 통한 갈등과 방황을 끝내고 혼자가 아닌

사랑하는 여인과 새로운 인생의 출발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어제 오후의 일이다.

한참을 바쁘게 일을 하고 있는데

소란한 소리에 일을 멈추고 창을 통해 내다보니

한 십오륙 명의 남녀중학생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고

그들의 친구인 것 같은 여러 명의 남녀 학생들이

폰을 들고 그 모습을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모여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아, 오늘 졸업한 학생들이구나 하는 것을

한 눈에 보아 알 수 있었다

 

머리에는 온통 밀가루를 덮어써

검은 머리가 눈이 내려앉은 듯 하야고

입고 있는 옷은

상의(上衣) 하의(下衣) 할 것 없이

찢겨져 있고 찢어진 정도가 심하여

상체(上體)는 맨 몸이 들어나 보이고

하의는 허리선까지 찢어져 넓적다리까지 보이는 가하면

심지어는 속옷인 팬티까지 보인다.

그러한 모습은 남학생이나 여학생이나 똑같은 모습이었다.

 

구경을 하던 옆집 아동복점 아주머니가 한 말씀하신다.

“그래도 남자애들은 모르겠는데 여자애들이 속옷이 다보이니,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소리가 창을 통해서 들린다.

 

 

  (위 사진은 사무실에서 창 넘어로 찍은 사진이다)

 

졸업이란 하나의 규정된 교육과정을 마친 것이고

또 다른 새로운 교육과정을 시작해야 하는 출발점인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출발을 준비를 하지 못 할 망정

모든 것이 끝인 양 망가져 가는 모습으로 비쳐지니 안타깝기만 하다.

 

나의 딸아이도 그 애들과 같이

오는 2월 16일에 졸업식을 한다.

어제 학원에서 늦게 돌아오는 딸아이를 마중 나갔다가

학원버스에서 내리는 딸을 데리고 집을 향해서 걸으면서

낮에 보았던 광경을 이야기 하면서 물어보았다.

 

“왜 옷을 찢고 밀가루를 뿌리는 것이니?” 했더니

"잘 모르겠어요."

"아마 스트레스를 풀려고 그러겠지요“

“딸, 너만이라도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꼭 그 방법 밖에 없니,”

“다른 방법도 많이 있을 텐데,” 하면서 집에 도착을 했다.

 

어디서 전래된 졸업의 문화인지

알 수 없는 오늘의 졸업식 날의 풍경들.

 

딸아이의 말처럼

우리들의 어린 학생들은 잠자는 짧은 시간을 빼고 난

그들의 생활을 보면 오직 학교, 학원, 보충수업 등등

공부, 공부 오직 공부 그것도 우수한 성적의 학생만이 대접받는 사회의 풍토

그러니 오직 대학을 입학하기 위해서 살고 있으니 스트레스도 쌓일 것이다.

 

그래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이니

얼마나 답답한 학교생활이고

얼마나 암담한 학창시절 이었기에 저럴까?

이해해주자는 마음을 가져보지만

그래도 어제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생각을 하다가

이모든 것이 어디 저 나이어린

중학교 사춘기의 학생들의 만의 잘못이겠는가.

인생황금기인 젊음을 오직 공부 만 하라고 하는 어른들,

그리고 그래야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교육의 현실이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 아닌가?

 

교육학을 전공한 한 사람으로써

아이들의 저러한 모습이 나의 잘못인 것만 같고

나 자신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심히 부끄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