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시어(詩語), 마음에 한번 담아 보시지요.

心田農夫 2009. 3. 28. 17:15

칸나꽃밭

 

           도 종 환

 

가장 화려한 꽃이

가장 처참하게 진다.

 

네 사랑을 보아라.

내 사랑의 밀물진 꽃밭에

서서 보아라.

 

절정에 이르렀던 날의 추억이

너를 더 아프게 하리라 칸나꽃밭

 

 

 

도종환시인의 시(詩)를

제일 먼저 접하게 된 것은

아마도 시인의 대표시라고 해도 될

‘접시꽃 당신’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한가한 토요일 오후

잠깐 펴들은 시집에서 도종환 님의

‘칸나꽃밭’이란 시(詩)를 보게 되었다.

 

그 시를 음미하다 보니

요즈음 정치인들의 공방이 떠오른다.

“정치보복이다 .”

“정치탄압이다,”

“비리정당이다.”

정권이 바뀌면 언제나 듣는 말들이다.

 

단지

말하는 사람,

말하는 정당만이 바뀌었을 뿐

그 내용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즉 공격하는 측과 수비하는 측의

공수전환이 이루어 졌을 뿐이다.

 

시인의 ‘칸나꽃밭’의

“가장 화려한 꽃이

가장 처참하게 진다.”

 

“절정에 이르렀던 날의 추억이

너를 더 아프게 하리라.”라는 표현의 시어(詩語)는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열흘 붉은 꽃이 없다. 한번 성하면 어느 때에 가서는

반드시 쇠해짐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 정상을 올라

세간에 화재가 되었던 에드먼드 힐러리 경이

“왜 목숨을 내놓으면서 까지 정상에 오르느냐”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 했다고 하던가,

“산 정상을 향해 등정하는 것은 산을 내려오기 위해서다.”

 

그렇다.

산의 정상을 향해서 올랐던 산악인이

정상에 도착 했다고 등정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산을 내려와야 비로소 그 산행은 끝나는 것이다.

 

권력은 영원히 갈 수가 없다.

언젠가는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다.

이런 평범한 진리를 알고 정치를 할 수는 없는 것인지,

그것을 염두(念頭)에 두고 정치를 한다면

이번같이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리스트는 존재하지 않으리라

 

공방을 주고받는 정치인들에게

꼭 음미 해보라고 하고 싶은 시어(詩語)이다

 

네 사랑을 보아라.

내 사랑의 밀물진 꽃밭에

서서 보아라.

 

권력에 심취하신 정치인 여러분

위의 시어를 마음에 한번 담아 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