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하나 더 올라가니

心田農夫 2009. 4. 6. 11:24

그 독한 권력이란 것이

국민에 기반을 두지 않았을 때

그 결과는 뻔합니다.

 

이론이나 교리

또는 그 무슨 운동도 마찬가진데요,

거기 취하면 처음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고

좀 더 걸치면 세상이 보이지 않아

결국 끝장이 난다지요.

 

그 결과 개인이나 집단이

무너지는 게 역사의 교훈 같은데,

일반미 찾는 사람들의 소원은

정부의 높은 자리이니

그 영문을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취직한 다음 착실하게 일한 결과

과장, 부장, 사장, 회장이 된 다음

하나 더 올라가니

송장이 되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 우익「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 겨」중에서

 

어제는

한식(寒食)이었다.

동지(冬至)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

청명(淸明) 다음 날이거나 같은 날이다.

 

한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날.

조상의 산소를 찾아 돌아보는 날이다.

 

며칠 전 아버지 기일(忌日)에 산소에 다녀왔지만

그 날은 평일이라 집사람 퇴근한 후 잠깐 다녀왔었다.

 

어제는 한식이요 일요일이라

아이들과 함께 산소에가 잡초도 뽑고

꺼진 곳은 흙을 퍼다 돋우고 돌아왔다.

 

다녀와 둘러앉자 아이들과 간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책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내가 딸들에게

읽은 책 중에 기억에 남는 책이 있느냐고 물으니

큰 딸아이가

전 우익 선생님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 겨」가

기억 남는다고 했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딸보다는 먼저 읽은 책이다.

아니 아마 내가 읽고는 딸에게

읽으라고 권했던 책이지 싶다.

 

전(前)에

전 우익 선생님의 책을 읽다

위의 글을 보고는 이십대 때에 보았던

잡지(잡지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음)의

한 페이지 한 쪽에 구석에 실려 있던

4컷의 만화가 떠올랐던 것이 생각이 난다.

 

그 만화의 내용이

전 선생님의 글과 비슷한 것 같아서다.

 

세월은 많이 흘러

잡지의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그 내용만은 지금도 또렷이 확실하게 기억이 난다.

 

만화의 내용은 이랬다.

한 청년이 급하게 가다가

동네 어르신을 만나게 된다.

 

너무 바삐 가다보니

어른에게 미처 인사를 못 했다.

그 어르신 청년을 불러 세워

어디를 그렇게 바삐 가냐고 물으니,

여자치구와 약속이 있는데 늦어서

서둘러 가느라 인사를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하시며 그 어르신

“그럼 그 아가씨 만난다음 무엇을 할 건가?”물으니,

“만나 교제하다가 결혼을 할 것입니다.”답하니,

“결혼 한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물으신다.

청년

“아이들 낳고 기르며 행복하게 살 것입니다.”라고 답한다.

어르신 다시 물으신다.

“행복하게 산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물으니

잠깐 생각하던 청년이

“아이들 장가 시집보내고 늙어지면 죽겠지요.”라고 답한다.

어르신, 왈(曰)

“그럼 자네 지금 죽으려 가는 길이구먼,

죽으러 가는 것이 그리도 급하여 어른에게 인사도 없이 간다는 말인가?”

 

우리는 어머니의 탯줄을 끊고

세상에 나오는 그 순간부터

먹어야 하는 인간이요,

입어야 하는 인간이요

소유의 본능의 갖는 인간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인생의 종착역을 가기위한 한 과정은 아닐까?

그리고 그 길목에 이 순간도 서있는 우리들이고

그것이 인생인 것이다.

 

인생길 가기위해서

먹는 것 입는 것 그리고 소유하는 것

그 자체 나쁜 다거나 비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요즈음

우리사회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요,

죽어 저승에 갈 때 아무 것도 가지고 갈 수 없는 인생들이

하는 짓거리들을 볼라치면 영원히 살 것처럼 난리들이다.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요

유한(有限)한 인생이라

막살자는 말이 아니요

아무렇게 되는 데로 살자는 말이 아니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와도

한 그릇의 사과나무를 심자”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희망은 가지고 하루하루 살아야겠지만

 

비굴하게 살지 말자는 말이다.

추하게는 살지 말자는 말이다.

인위적으로 살지 말자는 말이다.

봄에는 싹이 돋고 꽃이 피듯,

가을에는 낙엽이 지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듯

자연처럼 순리적으로 살자는 말이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다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