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청산아, 백운아 할 말이 없다.

心田農夫 2009. 4. 9. 15:58

 

작년에 논문을 쓰면서

점포에 오시는 분들에게

“행복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하는 질문을 해보았다.

물론 설문지를 만들어 데이터를 낸 것도 아니다 .

 

그렇다고 사람들의 생각을

논문에 반영할 것은 아니었고.

논문이 행복에 관한 것이 이였기에

논문과는 관계는 없었지만,

행복에 관한 논문 쓰다 보니

큰 의미 없이 사람들은 무엇을

행복으로 생각할까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그리고 누구나

기다린다는 것은 지루하기 마련이다.

주문을 하시고 주문한 물건이 될 때까지

앉자 건성으로 책을 들척인다거나

그냥 멍하니 앉자 계시는 손님들에게

그런 질문을 하면서 이야기를 하면

손님은 기다리는데 지루하지 않고

나는 나대로 여러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에 대하여 알 수가 있었다.

 

불과 10~20분의 짧은 대화지만

손님과 서먹한 거리감도 없어지고

이야기를 주고 받다보면 서로서로 친밀감이 주어진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이라는 것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여러 가지의 행복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다수의 사람들이 말한 행복에 대한 생각을 모아보았다.

 

주부들은

남편의 건강, 자녀들의 건강 즉 가족들이 행복한 것,

그리고 자녀들이 원하는 학교로의 진학 것 등

자신들의 건강이나 행복은 뒷전이고

가족의 행복한 것이 자신들의 행복이라는 것이다.

 

남편들은,

봉급은 많지 않더라도 안정적이고 퇴직까지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는 직장이 있는 것이

행복이 아니겠냐고 다시 나에게 질문을 한다.

요즈음 경제상항을 반영하는 행복에 대한 답인 것 같다.

 

그리고 결혼기의

젊은 남녀 손님들의 대답 중에

아가씨들은

좋은 상대 만나 결혼하는 것이란다.

청년들은

아가씨들과 같은 대답인데 전제가 있다

직장을 구한다음 좋은 상대 만나 결혼하는 것이란다.

우리 민초들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이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누군가 나에게 물어온다면

내가 생각하는 행복,

그리고 이렇게 살고 수 있다면

행복 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들려주고 싶다.

 

언제가 블러그에 올렸던

동탁 조지훈 님의 ‘산중문답’이란 시다.

 

       山中問答

                          조 지 훈

 

“새벽닭 울 때 들에 나가 일하고

달 비친 개울에 호미 씻고 돌아오는

그 맛을 자네 아능가”

 

“마당 가 멍석자리 쌉쌀개도 같이 앉아

저녁을 먹네

아무데나 누워서 드렁드렁 코를 골다가

심심하면 퉁소나 한가락 부는

이런 맛을 자네가 아능가“

 

“구름 속에 들어가 아내랑 밭을 매면

늙은 애내도 이뻐 뵈내

비온 뒤 앞개울 고기

아이들 데리고 낚는 맛을

자네 太古적 살림이라꼬 웃을라능가”

 

“큰일 한다고 고장 버리고 떠나간 사람

잘 되어 오는 놈 하나 없데

소원이 뭐가 있능고

해마다 해마다 시절이나 틀림없으라고

비는 것뿐이제“

 

“마음 편케 살 수 있도록

그 사람들 나라일이나 잘하라꼬 하게

내사 다른 소원 아무것도 없네

자네 이 마음을 아능가”

 

老人은 눈을 감고 환하게 웃으며

막걸리 한 잔을 따뤄 주신다.

“예 이 맛은 알 만 합니더”

靑山 白雲

할 말이 없다.

 

 

시인이 말하는

“자네는 아능가” “이 마음을 아능가”

“예 이 맛은 알 만 합니다.”

이 말들이

행복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아닐까?

행복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 아닐까?

조금 불편 할지는 몰라도 주어진 환경에

감사한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삶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어제

전 노대통령께서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셨단다.

그리고

전 국회의장 두 분도 이번 사건에 연류 되었단다.

명예로서는 그 만한 자리가 있겠는가?

한나라의 최고의 자리, 국회의 최고의 자리,

 

정치라는 것

시인이 말하듯이

“마음 편케 살 수 있도록

그 사람들 나라일이나 잘하라꼬 하게“

정치는 백성들을 편하고 잘 살게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백성들이 편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고

자신들도 행복을 느끼는 것이 정치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백성들의 안위와 행복보다는

나만의 영달, 내 가족들의 행복만을 위해서 살았던

그 분들을 보니

과연 행복을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나서

행복이란 화두를 오늘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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