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아두기

화두하나 마음에 담아본다

心田農夫 2009. 5. 2. 12:52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를 나는 알고 있다.

견딜 수 없을 만큼의 아픔과 쓰라림이

뒤따른다는 것을 옛 성현들도 말하고 있다.

 

고린도전서 13장에 사도 바울이 말한 대로라면

너무 어려워 도저히 사람을 사랑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특히 나와 같은 인간은

생전에 아무도 사랑해보지 못하고 죽을 지도 모른다.

                                    「권정생의 삶과 문학」중에서

 

 

권정생,

내가 처음 그분의 이름을 본 것은 큰 딸아이의 부탁으로

서점에가 그의 책 「몽실 언니」를 손에 들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면서 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얼마 전 뉴스에서 그 분의 책

「우리들의 하느님」이 국방부에서 장병들에게

소지하는 것, 보는 것을 금한다는 것을 알고

왜 금서인가가 궁금하여 구입하여 보았던 것이 두 번째였다.

 

「우리들의 하느님」을 읽으면서 그분에 대하여

궁금하였고 그 궁금증은 그분에 대하여 알려고 하였고

그래서 조금 아주조금 알게 되었고 알아 가고 있다.

 

그래서 그분의

순순한 마음, 때 묻지 않은 마음,

가진 것은 내놓는 마음을 알 수 있었고

그리고 그분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의 소유자요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의 소유자요.

미물을 사랑하는 마음의 소유자요

자신의 몸을 괴롭히는 병원균조차 사랑하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그런 분이

“나와 같은 인간은

생전에 아무도 사랑해보지 못하고 죽을 지도 모른다.”라고

말씀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고,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그 누군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쯤은 해 보았으리라.

 

그러나 그 사랑이라는 것이 견딜 수 없을 만큼의

아픔과 쓰라림이 뒤따른다는 것을 한 번쯤 생각했을까?

사랑한다는 말, 사랑 한다는 것이

너무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한 번이라도 생각을 해보고 말 했을까?

 

나를 비롯하여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을까?

우리들은 사랑을 소유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지는 않았을까?

우리들은 사랑은 달콤한 것으로만 느끼며 살아 왔던 것은 아닐까?

 

나는 이아침에 정말 화두 같은 화두 하나 마음에 담아본다.

‘사랑’

바울이 고린도전서 13장에서 말한

“믿음, 소망, 사랑, 그 중에서 제일이라는

그 ‘사랑’을 마음에 담아본다.

지천명의 나이에 사랑이란 화두를 짊어지고

나머지 나에게 지워진 삶 동안에 숙제로 삶으려 한다.

 

어제 그분, 권정생선생을 조금 더 알고 싶어

그분의 일주기를 맞추어 나온 책

「권정생의 삶과 문학」을 구입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있어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다.

 

늘 그렇듯이

나는 책이 도착하면 초록이라 할 수 있는

‘서문’ ‘머리말’ ‘책머리에’ ‘감사의 말’

‘엮은이의 말’ ‘들어가는 글’ '프롤로그’을,

그리고 차례를 보고나 주르륵 한번 훑어본다.

훑어보다 눈에 들어오는 글이 있어 옮겨본다.

 

한 인간과 하늘이 동시에 울부짖었다.

 

인간

 

70년을 살았지만

아직 양복도 못 입어보고

넥타이도 못 메보고

장가도 못 가보고

약혼도 한본 못 해봤습니다

돈까스도 못 먹어보고

피자도 못 먹어봤습니다

억울합니다!

억울합니다!

 

하늘

 

겨우 70년을 살아보고 그러냐

나는 7백억 년을 살았지만

아직 장가도 못 가보고

돈까스도 못 먹어보고

피자는커녕

미숫가루도 못 먹어봤다

이 꼰대기 같은 놈아!

 

기도

 

기도하는 가을입니다

하느님

이 가을

 

춘산장로님

건강 속히 회복되게

도와주십시오

그리고

봉화에 감나무 시어머니 같은

사람 하나 살고 있는데

그 집 매실도 내년에는

많이 열게 해주십시오

 

대신

큰소리 좀 안하게 해주시길

두 손 모아 빌고 또 빕니다

아멘

가을 하늘

 

아침나절

앙지쪽에 앉자

멀리 하늘을 바라보았다

 

높고 푸른 하늘을 보는데

저쪽가장자리에

둥글넓적한 것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하느님이 똥을 누고 계셨다

 

오늘 아침

늦잠 주무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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