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아두기

그리운 친구 대신해주는 책 벗

心田農夫 2009. 6. 19. 16:45

 

原文(원문)

 

我圖我書 惟我之友

아도아서 유아지우

溫故知新 精硏確守

온고지신 정연확수

不經之文 酒改而寞

불경지문 주개이막

性理之書 窮推折剖

성리지서 궁추절부

是謂君子愛圖書

시위군자애도서

之眞趣

지진취

 

 

解義(해의)

 

내 도서만이 오직 나의 벗이라네.

옛것을 읽혀 새것을 알고 정밀하게 연구해서 굳게 지키리.

도리에 어긋나는 그런 글이야 술(꾀일) 물리쳐 유혹당하지 말아야 하리

성리에 관한 책을 극진하게 미루고 분석하기

이것이 군자가 도서를 사랑하는

참 뜻이라 이르는 것이네

위의 글은「책벌레들의 동서고금 종횡무진」중에 있는 글로

                   김시습이 「도서명」에 써다는 글이란다.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이라 했던가

벗이 멀리에서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멀리 떨어진 친구라도 찾아오면 나 역시 즐거우련만,

서울과 포항이라는 먼 거리, 현대사회의 바쁘기 만한 일상들,

보고 싶고 같이하고 싶은 친구가 찾아오지를 못한다.

나 역시 그들을 찾아가 보기가 쉽지가 않음도 마찬가지다.

 

특히 고향을 떠나서 객지에서 살아가노라면

때때로 철없던 시절 그 시절에 함께 뛰어놀던 친구들이

보고 싶어지지만, 추억 속의 그리움에 젖어만 본다.

 

옛 친구 만나 한 잔의 차나, 한잔의 탁주를 걸치며

세상사 이야기 하다보면 그 보다 더한 즐거움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 즐거움 함께 할 벗들이

먼 곳에 떨어져 함께 할 수는 없다마는

책을 벗 삼아 읽다가 좋은 문장을 만나면

그 또한 솔솔이 즐겁고 행복하다.

 

친구가 언제, 어느 때, 어느 곳에서라도

다정다감하게 나를 맞아주듯이

책 또한 언제든지 다소곳이 있다가 손만 뻗어서 펼치기만 하면

나에게 다정다감하게 다가 와 나에게 쏠쏠한 행복을 전해준다.

 

‘파울 에픔스트’라는 사람이 했다는 말이다.

좋은 책은 어디에서든지 우리에게 무엇이든 제공한다.

그러나 자신은 어떠한 것도 우리로부터 요구하지 않으며

우리가 듣고 싶어 할 때 말해주고, 우리가 피로를 느낄 때

침묵을 지켜주며, 몇 달이든 몇 해든 간에 참을성 있게 우리가

오기를 기다린다. 설사 우리가 다시 그것을 손에 든 때라도

책은 결코 우리의 감정을 상하는 일을 하지 않고,

마치 최초의 그날과 같이 친절하게 말해준다.

                              「책벌레들의 동서고금 종횡무진」중에서

멋있는 책의 예찬이다.

책을 벗하려 몇 일전 두 권씩 이틀에 걸쳐서 인터넷에서

주문 한 책이 같은 날 같은 시각에

한 번에 다소곳이 나의 품안으로 들어왔다.

주문한 책이 도착을 하면 우선 서문을 먼저 읽어본다.

 

인터넷 주문이다 보니 때로는 나의 의사와 맞지 않는 책 벗들이

종종 나를 찾아온다. 다정히 맞아 하나하나 세심히 배려해보지만

결국 의기투함 할 수가 없어 속상한 일도 때때로 있는데

이번에 구입한 네 권의 책은 나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며칠은 네 권의 책 벗들이 나를 무척이나 행복 하게 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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