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점 하나의 철학

心田農夫 2009. 6. 25. 12:40

출근길에 주차장에서

고개 들어 푸르른 하늘 본다.

몽글몽글 뭉게구름 한가로이 떠간다.

 

붉은 신호등에 멈추어 서

고개 돌려 옆 벌판의 눈길을 준다.

바람 따라 파란 벼 잎들이 한들한들 춤을 춘다.

 

지난 가을 추수 후 황량하기만 하던 넓디 넓은 벌판이

어느 사이 파란 물결이 넘실넘실 춤추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욕심이란 무엇일까?

인간의 욕심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이런저런 생각에 무척이나 허전한 마음의 출근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우리는 ‘님’이라 부른다.

그‘님’이란 글자에 점(ㆍ)하나 붙이니 ‘남’이 된다.

 

어제까지

한 지붕아래에서 자녀들과 오순도순 함께 살던 부부가,

‘님’자에 점하나 찍으며‘남’이 되더니

재산을 가지고 서로 서로 원고가 되고

또 서로 서로의 피고가 되어 재판을 한다.

(두 사람이 서로 서로 재판을 청구해 맞고소 상태이다)

 

위자료라는 돈,

그놈의 돈이 무엇이기에,

개에게 먹으라고 던져 주어도 그 개도 안 먹는다는 돈.

이 세상 떠날 때 단 한 푼도 가져 갈 수 없는 돈이건만

그 돈이

어제까지의 한 이불 속에서 잠을 자던

그들을 저렇게까지 변하게 하는 것은 보면

돈, 그대는 굉장한 마술사인 것만은 확실하다.

 

언제 인가 부인이 찾아와 자신의 가족이

우리 집에 왔던 날을 알아야 한다고 하면서

나에게 그 날짜를 확인을 하여 가더니,

 

그저께는 남편 되시는 분이 법원의 서류를 들고 와

부인이 해 간 날짜의 년도를 고쳐는데

왜 그 날짜를 고처냐고 고친 날짜가 맞느냐는 것이다.

 

나는 고치지 않았다는 것과

모든 것은 컴퓨터에 입력되어 있으니

언제라도 확인이 필요하면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다시 한 번 ‘날짜확인서’라는 것을 만들어 주었다.

 

장사란 손님이 오면 돈을 받고

그 돈의 가치만큼의 재화를 서비스를 하는 것이리라

나는 그렇게 하였는데,

 

나에게는

한 마디 말도, 나의 의사와 관계도 없이

그리고 나에게 의논도 안했으면서

   

나도 모르게 두 사람의 재판에 첨부된

‘준비 서면’ ‘증거 설명서’라는 서류에

나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그것을 보니

재판 중에도

나의 이름이 오르고 내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어느 날에

 

나는 나의 손님이었던 내외가 어쩌다

이혼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단지 날짜를 확인하러 왔던 그 부인의 말을 들으면,

지금의 남편 명의로 된 재산의 형성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어 진 것이고

그중에서 어느 정도를 받겠다는 데 남편은 안 준다는 것이고

 

그저께 온 남편 되신 분의 이야기는

서로 합의 하에 원하는 만큼을 주었다는 것이다.

 

나는 누구의 말이 맞는지 알 수도 없고

누구의 귀책사유(歸責事由)로 인해 이혼을 하게 되었는지

역시 알 수 없다.

 

내 보기에 성장한 자녀를 보았을 때,

최소한 이십여 년 이상의 세월을 한 지붕 밑에서

자녀들과 함께 살아 왔다는 것인데,

 

그래도 한 때는 부부였고

그 부부의 연이 이십여 년이라면

꼭 그렇게 재판이라는 절차까지 가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고

 

한 때는 서로 서로 사랑하였을 텐데

그 돈 문제로 서로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서로의 가슴에 남겨주어야 하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다.

 

그래도 한 때는 부부였고

그 부부의 연이라는 것이

우연이 아니고 필연이라 하지 않던가.

헤어질 이유가 있다면 헤어져야 하겠지만

그래도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고 헤어지기보다는

이혼이라는 아픔이 있다 해도 그래도 한 때 아름다웠던

사랑의 추억을 마음에 간직하면서 헤어 질수는 없는 것인지

헤어진다 해도 앞으로 자녀들 문제로 서로 만나야 할 일들이 있을 진데

 

푸르른 벌판을 보며 지난날을 돌아본다.

빈손이나 다름없이 그것도 늦깎이 결혼을 하면서

고생고생하면서 그래도 재산다운 재산이라 할까?

우리부부에게 부동산이라 불릴 물건을 구입하였는데,

그 때의 그 기쁨, 정말 저것이 우리 것인가 싶고

밤에 잠도 잘 안 왔던 그 시절

 

집사람이 묻는다.

“명의는 누구 앞으로 하는데요?”

무심히“내 이름으로 하면 되지 ”했더니

“왜 꼭 당신이름으로 해야 되는데요”한다.

그래서 “그럼 당신 이름으로 해”

그게 무슨 큰 문제라고 하고는 말았다.

 

그 몇 년 후

우리는 조금 더 큰, 지금의 살고 있는 부동산을

다시 구입을 했다.

그 때 다시 집사람이 명의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당신 명의로 해”하고 말하니,

“이것은 당신 이름으로 해야 하지 않아요?”하기에

“아무 명의로 하면 어때, 당신 이름으로 해”하고는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돈, 재산

이 세상 살아가 기위해 잠시 빌려 쓰는 것뿐이요

이 세상 살아가면서 조금 편하고자 하는 것뿐인데,

누구의 명의면 어떠하단 말인가

 

이 세상 끝나는 날

그리고 저세상으로 길 떠날 때

몸에 걸칠 옷 한 벌이면 족하지 않은가

 

달라면 달라는 대로 주면 어떤 한가,

그리고 주었다는데 무엇을 더 달라고 하는가.

더 달라는 것도 욕심이요

못 주겠다는 것도 욕심이 아니더냐.

 

조금 더 가지면 어떻고 조금 덜 가지면 어떤 한가

조금 더 가지면 가진 그 만큼 조금 더 편할 것이고

조금 덜 가지면 덜 가진 그 만큼 조금 더 불편할 뿐 아니던가

죽으면 자연으로 돌아갈 육신이지 않던가?

 

이십여 년 ‘님’이란 아름다움이

그 놈의 점‘ㆍ’하나로 그렇게 까지 추하게 변하다니

 

김국환선생의

“타타타”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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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타타

 

                          김국환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 거지

         음음음 어허허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저잖소

우리네 헛짚은 인생살이

한 세상 걱정조차 없이 살면 무슨 재미 그런게 덤이잖소

 

         ~ ~ ~ ~ ~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 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눈 날엔 바람으로

비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 거지

          음음음 어허허

 

산다는 것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을 건저잖소

우리네 헛짚은 인생살이

한 세상 걱정조차 없이 살면 무슨 재미 그런게 덤이잖소

          아 하하하하하  아 하하하하하하

 

 

타타타"는

산스크리트어 타타타(Tathata)의 의역이다.

산스크리트어 타타타의 뜻은 여여이다.

여여라는 해석은 어떠하면, 어찌하냐

그게 다 그거니까 그저 같다는 의미로. 

이 노래의 주제는 한마디로 '공수래공수거'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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