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만에 열어본 메일인가?
자그마치 171개의 메일이 쌓여있다.
정신없이 보낸 팔월을 어찌 어찌 보내고 돌아와
잠시 숨 돌리려고 하니
안타까운 소식이 또 한 번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 무거운 마음
그래도 조금 무게를 덜려고
미친놈처럼 남의 가게 문 열자마자
먹다 남은 맥주 있냐며 찾아들어가니,
소금을 뿌려도 시원찮은 놈을 반기며
먹다 남은 것은 없다며
무슨 일 있어요? 묻는 말에
그냥 마시고 싶어서
그 말 듣고는 그럼 내가 대접해야지, 하고는
차타고 슈퍼에가 사온 맥주 여섯 병
술은 같이 마셔야지 하며
인사로 받는 주인장 한잔주고는
무슨 주당인양 평소 같으면 쓰러졌을 양을
아침부터 퍼마시고도 정신은 말똥말똥 돌아서 나왔다
이제는 잊자 잊자하며
일상으로 돌아와서 평소와 같이 출근을 하였다.
그 동안 메일 뿐 아니라
문자가 날아들어도 열어볼 생각도,
기분도 아니기에 그냥 넘어가고는 했다.
그래서 인지 몇몇 지인들은
전화로 무슨 일이 있냐고 안부전화를
물어오면
“아니, 별일 없어.”
간단히 답하면
“허구한 날 가게 문 닫쳐있는 것 보면
무슨 일이 있구먼,”한다.
“아니야 별일 없어 써놓은 대로
세미나 참석차 서울에 와 있어,
걱정 안 해도 돼.”하고는 통화를 마치고는 했다.
오늘에서야 메일을 열어보니,
너무 많이 쌓여 있기에 볼 생각도 안하고
들어오는 문자는 답을 하기 시작을 했다.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주말을 잘 보내라는 인사의
문자를 보내주시는 근처의 은행 지점장님.
방금 전
문자를 보내주셨다.
그 내용이 왠지
마치 내 마음을 알고 보내신 것 같다.
“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과꽃이 피고 지고 있습니다.
(○○은행 ○○○)”
문자를 보자니,
조금은 안정되어가던 마음이
다시금 애잔한 마음으로 돌아선다.
“정말 이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던
한 주였습니다. 과꽃 따라 갔을까요
후배가 먼 길 떠난 것이
가을을 만끽하는 주말되시기를,”
일상으로 돌아온 첫날
오늘 처음 온 문자에 처음으로 답을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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