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어이하리.

心田農夫 2009. 9. 12. 11:21

 

어두움이 서서히 내리는 저녁시간

후배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는

나를 무척이나 당황스럽게 한다.

 

“저녁에 시간이 있습니까?”

왜 그러냐고 물으니

“○○이 병문안 가려는데, 안 가시렵니까?

보는 것이 오늘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한다.

 

겉모습의 건장함으로 보면

병마가 감히 접근초차 못하리라 생각되는데,

그 병마란 놈이 단단히 마음먹고 달려들었는지

병원에 들어서니 훌쩍 빠진 겉모습은

건장하던 그전, 그 체구는 간곳이 없고

초췌한 모습이 완전히 병색이 짙었다.

 

이제 중학교 3학년의 어린 아들은

아버지 옆에서 눈물을 흘리고

울지 마라 달래주는 병든 아버지,

그 모습에 눈물이 핑 돌며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본다.

 

신(神)은

흙으로 빚어 살을 만들고

코에 생기를 불어넣어 생명을 주셨다지,

그 생명을 주어 인간을 창제하셨다는

그 신께서

의사의 입을 통하여 전해준 천명(天命)

그 천명이 십여일 정도의 삶이 남았을 뿐이란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했던가?

영장(靈長)이란 뜻을 사전에 찾아보니

【명사】① 영묘한 불가사의한 힘을 가진 우두머리

        ② 가장 영묘한 존재라는 뜻으로, 사람을 일컫는 말

 

그 뜻을 조금 더 풀어보자면

신령스럽고 기묘함이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 없이 이상야릇함 힘을 가진

만물의 우두머리가 인간이라는 뜻인데

 

신령스러우며 기묘하고

생각으로 미루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이상야릇한 힘을 가진 만물의 우두머리인 인간,

 

그 인간이건만

자신의 생명만은 어쩔 수 없으니

어이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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