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생각을 해 본다

心田農夫 2009. 10. 10. 14:50

생각을 해 본다.

 

시인(詩人)이 꽃을 심는다면

어떠한 꽃씨를 어떻게 심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일 년 전 이맘때에 했던 생각 이었다.

 

시인(詩人)이 꽃을 가꾼다며.

어떠한 꽃을 어떻게 가꿀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일 년 전 그맘때에 했던 생각 다시 한다.

 

시인(詩人)이 꽃을 심는다는 것

그것은 마음 밭에 하나하나 시어(詩語)란 씨를

온 혼과 정열을 가지고 고뇌로 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시인(詩人)이 꽃을 가꾼다는 것

그것은 마음 밭에 송긋송긋 솟는 초고(草稿)란 싹을

영혼을 불사르며 퇴고(推敲)란 열정으로 가꾸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일 년 전에

시인(詩人)들이 꽃을 심었단다.

일 년이 지난 지금

시인(詩人)들이 심은 꽃을 가꾸고 있단다.

 

꽃을 심고

꽃을 가꾸는 시인(詩人)들

그 시인(詩人)들의 영혼을 머금은

시어(詩語)란 꽃들이

한편의 시(詩)란 탐스런 꽃송이로 피었단다.

 

저마다의 모습으로

저마다의 색체를 뽐내며

저마다의 향기를 솔솔 피어내는

서른다섯 꽃송이들이 저마다의 마음 밭에서

세상을 아름다고 향긋한 향기로 가득하게 하고 있단다.

 

 

 

 

 

 

 

 

 

 

 

먼 사촌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이 낫다고 했던가?

그 이웃에 시인(詩人) 김 미선님이 계신다.

 

시인의 닉네임

‘시주머니’

아호(雅號)는

‘정향(淨香)’이라 하신다.

 

아호(雅號)처럼

언제나 정결한 향기가 담긴

시인(詩人)의 시(詩)

그 시가 담긴 시집

「꽃을 심다」를 일 년 전쯤 가져다 주셔서

 

꽃도 심지 않은 네가

결실의 계절인 가을에

풍성한 시(詩)란 꽃들을

마음의 곳간에 가득히 쌓아놓고

외롭고 그리움에 허전한 가을을

풍요롭고 한가롭게 맞이했었고

스산하고 싸늘하기 만한 겨울도

포근하고 따사로이 보낼 수가 있었다.

 

가을을 몹시도 타는 나에게

올 가을의 길목에서부터

다가온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이

하루하루를 우울하게 보내고 있는데

「꽃을 가꾸다」라는 시집을 보내 주셨다.

 

늘 가게 문을 살며시 여시고

직접 가져다 주셨는데

바쁘셨는지,

올해는 부군 되시는 사장님이

한 병의 음료와 함께

“집사람이 가져다 드리라고 합디다.”하며

정향(淨香)님, 자신의 시와

동료시인(詩人) 서른 네 분의 시(詩)가 담긴

시집「꽃을 가꾸다」와 동료시인의 시낭송회에 때

낭송되었던 시들이 담긴 소책자를 함께 보내 주었다.

 

정향(淨香)님의 사랑이 담긴

시집「꽃을 가꾸다」에 담긴

서른다섯 분의 시인들이 아름답게 가꾸신 꽃.

 그 시(詩)들을 음미하며

이 가을 외로움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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