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하여 생각하기

무능한 부모의 번뇌

心田農夫 2009. 10. 22. 14:01

아내가 볼일이 있어 어제 새벽차로 서울에 갔다.

일을 보고 처제 집에 와 계신 장모님도 뵙고

처제네 집에서 하루를 지내고 오겠다고 나섰다.

 

아내가 집에 있으면 식사 걱정을 안 해도 되는데

아이들을 아침을 먹여 학교로 보내야 하기에

저녁에 들어가 다음 날 아침식사 준비를 해야 했다.

 

아침식사 준비는 아침에 해도 되겠지만

아침 아이들 등교시간을 맞추려면

아침시간이 너무 바쁠 것 같아서

저녁에 퇴근을 하여 다음날 아침 식사준비로

 

쌀을 씻어 놓고 된장 열게 풀어서

다시마, 멸치를 넣어 무국을 끓여 놓고

아이들 좋아하는 감자, 양파, 당근을 채 썰어 식용유로 뽁아 놓았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하고 어제 하여 놓은

무국과 감자볶음을 데워서 아침을 먹는데

평소 같으면 밥 먹기 바빠서인지 별 말들이 없이

서둘러서 식사를 하던 딸아이들이

아빠가 한 음식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큰 딸아이는 집근처의 학교라 걸어 다니기에

인사를 하고 나서고 나서

작은 딸아이가 등교 준비를 하는 동안에 서둘러 설거지를 하고

작은 딸아이와 차를 타고 출근을 하는데

식탁에서 했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야기 하던 중에 딸아이가

“아빠 우리 독일로 이민가면 안 돼요?”한다.

 

아이들과 이야기 할 기회가 있을 때 몇 번인가

한국인으로 독일에 사시면서 블러그에

독일 교육에 대하여 써놓으신 글을 읽고 이야기를 해주었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마음에 담고 있었나 보다.

 

작은 딸아이는 나름대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성적도 상위 그룹에 속하는 편이며

학교생활도 충실히 하는 아이인데,

요즈음 무척이나 스트레스가 쌓이나보다.

 

15일부터 시작하여 19일에 끝난 중간고사를 보느라고

밤늦게 까지 시험 준비를 하여 시험을 끝냈는데,

시험이 끝난 날인 19일에도 퇴근을 하여 들어갔더니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를 하기에 시험이 끝나서

그동안 못했던 컴퓨터를 하는구나 생각을 했는데

그것은 나의 생각이고 숙제를 하는 것이란다.

 

그렇게 시작한 숙제를

새벽 3시가 조금 넘은 시간까지 하고 있었다.

하도 딱해 보여

“무슨 숙제인지 아빠가 좀 도와줄까?”해더니

“아니요, 제가 할 거예요.”한다.

 

어느 책에 보니까

“숙제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에게

내어 주어 미처 학교에서 못 다한 공부를

집에서 시키는 것이다.”라는 글을 본적이 있었는데

 

마침 그 글 생각이 나면서

선생님에 대한 원망도 있어

한 마디 혼자 말처럼

“시험이 끝났는데 조금 쉬게 숙제 같은 것

안내주면 안되나” 하는 불평을 해본다.

 

요 며칠을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주어지는 일들이

계속되어지다보니 딴에는 무척이나 화가 나는 모양이다.

 

며칠 전 퇴근을 하여 옷을 갈아입는데

집사람과 딸아이가 하는 소리가 들리기에 듣게 되었는데

아침에 동복을 입고 가지 않아 교문을 들어서다 걸려서

벌로 운동장을 뛰어야 했단다.

 

옷을 갈아입고서 딸아이에게

“지야, 그것은 네가 학교 규율을 어겼으니

당연한 것 아니니,”했더니.

“아빠는 모르면서, 우리 담임선생님이 언제까지

동복을 입어야 한다는 말씀을 안 해서

아침에 추워도 동복을 안 입었는데 ”

자신의 잘못으로 인하여 벌을 서는 것 같으면

불평을 안 했을 텐데,

 

언제부터 동복으로 등교 하여야 한다는 전달의 말도 없었는데

갑자기 등교하다 걸려서 벌을 받은 것이 무척이나 속상했던 모양이다.

 

자기 반 아이들 중에 많은 학생들이 걸려서

벌을 받고 들어가 속상해 선생님에 대한 불평을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다 시험이 끝나고 쉬지 못하고

새벽녘까지 숙제를 해야 했으니 얼마나

스트레스가 쌓여겠는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나는 우리의 교육제도가 마음에 안 든다.

너나없이 다 영어를 잘 해야 하고

너나없이 모든 과목을 잘 해야 대학을 가는 나라.

그래서 너나없이 대학을 가기위한

입시위주의 교육 받을 수밖에 없는 나라.

 

그래 놓고는 노벨상이 발표 될 때마다

언론들과 학자들 당국자들은

왜 우리나라는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가? 하는

문제로 방송도 하고 토론도 하는 것을 보면 화가 난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집에 와서는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내는

창의성을 키워주는 교육제도가 있는 나라,

그런 나라가 노벨상을 받은 나라들이 아니던가?

 

학창시절에 읽고 싶은 책,

가보고 싶은 곳에 여행 한번 제대로 할 수가 있는가.

하루 24시간 중에서 잠자는 대여섯 시간을 빼고는

오직 입시를 위하여 책과 씨름하는 나라가 아니더냐.

 

학생들의 재능과는 무관하게 시키는 교육제도

그 교육제도조차 백년은커녕 수시로 바꾸고 바꾸는 나라.

그래서 요즈음은 외국어 고등학교가 제구실을 못한다고

폐지해야 한다고 하기도 하고 다른 제도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들이 많은 현실의 교육제도.

 

그러고서야 어찌

노벨 문학상, 노벨 물리학상, 화학상 등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 될 수가 있는가 말이다.

 

아이들 교육을 위하여 조기 유학도 시키고

기러기 아빠 되어 가족과 떨어져 오직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라며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는 것이

마치 부모의 역할을 다하는 것 인양 하는 나라 대한민국.

 

나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좋다.

그러나 딸아이들을

이러한 나라에서 교육시키고 싶지가 않다.

나의 무능으로 어쩔 수 없어 아이들을 현 교육제도 하에서

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어 시키는 것이다.

 

갈 수 있고 할 수만 있다면

공부는 학교에서만 하고 집에 와서는 잠깐의 숙제 정도 하고

자신의 재능을 개발할 수 있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는 그런 교육제도 있는 나라에서

나의 딸들을 교육시키고 싶다.

 

대학은 왜 가야하고 공부는 왜 해야 하는가?

그것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겠다는 것이 아니더냐?

현 우리의 교육제도를 보면 오직 어른이 되어서

항복된 삶을 위해서 학창시절은 오직 공부를 해야 하고

그 공부를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해야 하기에

학창시절이 불행해도 괜찮은 듯한,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아빠 우리 독일로 이만가면 안 돼요?”

 

딸아이가 이민을 가자고 말을 하는 것은

딸아이가 학교에 적응을 못해서도 공부를 못해서도 아니다.

모범생으로 모범상장도 타온 아이이고

같은 학년 학생 수, 삼백 팔십 여명

그 중에서 전체 석차 십 등 안에 드는 딸아이가 하는 말이다.

 

단지 즐겁게 하는 공부, 행복하게 하는 공부가 아니라

이 현실에서 할 수 밖에 없어서 최선을 다하면서

자신의 본분인 학생으로 품위와

학생으로서 할 수 밖에 없어서 하는 공부라는 것이다.

 

딸아이가 등교 길에 한, 한마디의 말이

무능한 부모 된 이 마음을 저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