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아두기

오래 살고 싶으세요?

心田農夫 2009. 11. 10. 10:47

 

알고도 속고 속으면서도

밉지 않은 거짓말이 있다지,

 

처녀아이가 시집 안 간다고 하는 것

장사하는 사람이 밑지고 판다는 것

나이든 어르신이 죽어야지, 죽어야지 하는 말씀 등은

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처녀가 시집 안 간다고 하는 것은

빨리 시집가고 싶다고 하는 말이고

장사하는 사람이 밑지고 판다는 것은

밑지지는 않지만 남는 것 역시 없다는 말이고

어르신이 죽어야지, 죽어야지, 하는 말씀은

건강하게 오래 오래살고 싶다는 말씀인 것이다.

 

어느 100세 생신을 맞이하신 목사님에게

제자 목사님이 여쭈어 보았단다.

 

“목사님 어떻게 살면 목사님처럼 건강하게 오래 살 수가 있습니까?”

 

“자네 오래 살고 싶은 가보네”

 

“아니, 그냥 여쭈어 봅니다.”

묻고나 쑥스러워 하는 제자에게

 

“괜찮으이. 사람이 오래 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 아니겠나.”

 

“그런데 그 비결이라는 것이 쉽고도 어렵다네,”

 

그러며 하시는 말씀은

“마음을 비우고 등신처럼 살면 된다네.”

 

어찌 생각하면은

장수의 비결치고는 정말로 쉽다고 할 수 있고

이 세상 인간으로 살아가자면

결코 쉽지만 않을 것 같은 방법이기도 하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

그리고 등신처럼 살아간다는 것

즉 바보같이 살아가라는 말씀인데

평범한 우리에게도 필요한 말씀이지만

세속에 물들어 사명감 없이 세상 사람과 다름없는

성직자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말씀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인간은 죽음을 앞에서는 마음을 비운다고 한다.

그런데 평소에 살아가면서는 그 마음 비우기가 쉽지 않은 것은

등신이 못되어서는 아닐까?

 

태양이 곱게 곱게 물들여 놓은 단풍을

부슬부슬 내리는 비가 그 고운 단풍을 한잎 두잎 떨어뜨리고 있다.

떨어지는 저 단풍잎이 등신 이어서,

바보이기에 말없이 떨어져 가는 것일까?

 

봄부터 이 가을까지

단소동화작용으로 나무에게

여러 가지의 도움을 주었던 단풍잎

마음을 비웠는지,

자신의 수고를 알아 달라는 말도 없이

도로 위로 떨구어져 내리는 비를 바보같이 다소곳이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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