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의 알프스
색색의 단풍 간곳없고.
가을 풍미
갈대마저 져
누렇게 퇴색되어
힘겨워 산 오르는 이
마음을 삭막하게 하누나.
봄엔
철쭉 온몸의 기를 내뿜어
온산을 붉게 붉게 불사른다 하였고
가을에는
너풀너풀 갈잎, 갈꽃의
혼백의 춤을 볼 수 있다 하더니만
등산길 입구에 우뚝 서 있던
‘영남의 알프스’라는 안내판 글이 무색하다.
산이 있어 오른다지
오르고 오르니
어느새 정상
맑은 공기 폐부 깊숙이 스며드니
시원한 맛과 그 상쾌함 어느 메서 맛볼쏘냐.
뿐이랴
아득히 보이는 산 밑
펼쳐진 그림 어느 화공(畵工)의 솜씨이고.
저 하늘 화폭의 풍경 어느 귀재(鬼才) 작품이더냐
‘영남의 알프스’란 말
헛말 어니였네
때의 지남을 몰라라 하고
좁은 안목 탓은 아니 하였더냐
찬 서리 머리에 이고
서있는 이정표만
애꿎게 탓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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