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하여 생각하기

이런 교육이라면 좋으련만

心田農夫 2009. 12. 24. 14:21

아이들이 시냇물이 흐르고 솔숲이 우거진

작은 시골학교에서 공부하면 된다.

 

거기서 중학교까지 공부하고

더 공부하고 싶은 학생은

마을마다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스스로 공부하면 된다.

 

꼭 필요한 사람만이

 대학에 가서 공부하되

출세를 하기 위한 공부가 아닌

사람과 자연을 위한 인간교육이어야 한다.

 

과학도 철학도 정치도 모든 게 생명을 위해

봉사하는 교육을 할 때 훌륭한 대학교육이 될 것이다.

                                                          권정생의 「우리들의 하느님」중에서

 

 

 

나는 어제 한 통의 전화를 받고는 참으로 난감했다.

큰 딸아이의 담인 선생님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딸아이가 교회 성탄절행사에 참여하기 위하여

자율학습을 빠지면 안 되냐고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던 모양이다.

 

얼마 전부터 시간이 나는 데로

교회행사 준비를 위한 연습을 한다며

교회에 간다고 하기에 허락을 했고

 

단체로 출연을 하는데 복장을 통일하기로 했다면

청바지에 위의 옷은 하얀색으로 입기로 했다며

청바지를 사달라고 하기에 바지도 사주었다.

 

그런데 오늘이 방학이라 방학하는 날 저녁이

크리스마스이브 날이고 당연히 오늘 저녁에 행사하는 줄 알았지

행사 일정이 어제 저녁으로 바뀌고 그 바뀐 행사 일정이

학교일정과는 중복이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는데.

 

교회에서 어제 수요일 예배로 모이고

오늘 저녁에 성탄이브 행사를 하고

내일 성탄절 예배를 보려고 하니

삼일 연속 교회에 가야 하는 성도들의 입장을 생각했던지,

 

오늘이 크리스마스이브요 오늘 해야 하는 행사를

어제 수요예배를 간단히 보고 성탄절이브 행사로

아이들의 여러 가지 발표와 성극을 하기로 했던가 보다.

 

그러니 평일에는 당연히 정규 수업이 끝나면

자율학습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을 머물게 하여

스스로 공부를 하게 했는데

너무나도 교회에 간다고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했던 모양이다.

 

나는 딸아이에게 자율학습을 시키고 싶지 않지만

단체생활에서 우리 아이만 안 시키겠다고 할 수도 없고 하여

학교당국의 정책에 반대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따르고 있는데,

어제 선생님이 전화로 받고는 참으로 어찌해야 할지 난감했다.

 

어제 선생님은

교회에 가겠다는 학생들의 부모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하여서 부보님의 입장을 물었던 모양이고 보내달라는

부모의 말씀이 있으면 보내 주었고 연락이 안 되는 학생에게는

그냥 학교에 남게 하였던 모양이다.

 

많은 학생이 빠지게 되었고 자율학습 분위기는

어수선하여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선생님은 전화로

어머님에게 전화를 했는데, 연락이 안 되어서

아버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아이가 교회행사에 참석을 하는지 알고 계십니까?”물으신다.

 

“참석하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했더니

 

“교회행사로 수업을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아버님이 알고 계시니 보내겠습니다. 하신다.

 

학원에 가는 것을 막겠다고,

사교육비를 줄여주겠다고

자율학습이라는 명목으로 자율이 아닌 강제로 학교에

밤 10시까지 학교에 머물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늘 생각을 하였던 터이지만,

 

학생으로서 학교당국에서 정한 규율에 따라서하는

단체생활에서 개인의 사정으로 수업을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옳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기에,

 

“수업이 우선이니 그럼 선생님께서 알아서 하십시오.”말씀드렸더니,

 

“일단 부모님이 알고 계시니 보내겠습니다.하신다.

 

자율학습에 대한 반대 입장이기도 하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듯이

학생이 규율이 정한 학교생활에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히 지켜야하는 학생으로서의 본분 일진데

부모가 이러라 저러라 간섭하는 것만 같아서 참으로 난감했다.

 

그리고 교회도 학생들의 일정은 감안하지 않고

당연히 오늘 해야 하는 행사를 편의에 의하여

일정을 변경하여 행사를 하는 것 역시 옳지 않다고 본다.

 

학교 당국도, 교회도 진정 학생들을 생각하고

학생들의 입장을 배려한 교육이요, 행사였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답답한 마음에.

언제가 읽었던 글이 생각이 나 적어본다.

“출세를 하기 위한 공부가 아닌

사람과 자연을 위한 인간교육이어야 한다.”

권 정생 선생님의 글처럼

우리의 교육이 언제나 교육다운 교육

출세가 아닌 사람과 자연을 위한 인간교육이 이루어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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