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아두기

윤회에서 벗어나시어 영원히 해탈하시기를

心田農夫 2010. 3. 11. 19:33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구닥다리 인, 한사람의 촌부임을 새삼 알았다.

빨리빨리 스피드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굼벵이 같이 느린, 무지한 장사치임을 새삼 깨달았다.

 

아무리 돌아가는 세상의 소식이 마음에 안 들기로서니

뉴스라도 듣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자문을 해본다.

아침에 출근을 하면 컴퓨터 켜고 FM음악방송 틀어놓고

일과 틈틈이 책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이 다이다.

 

한 음악프로의 진행자가 법정스님이 입적하였다 한다.

그 진행자 얼마 전에 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소식 전하더니,

오늘은 입적 소식을 전한다.

 

이 삭막하기만한 사막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정신적 지주였고 오아시스이셨던 스님

우리의 곁을 떠나셨단다.

 

진정 종교가 무엇이고,

종교인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셨던 분

하던 일 멈추고 마음에 기도한다.

윤회에서 벗어나시어 영원히 해탈하시기를,

 

 

 

 

벗이여, 어디 가서 ‘나’를 찾는가.

나는 그대 곁에 있다

내 어깨가 그대의 어깨에 기대어 있다

절이나 교회에서 나를 찾으려 하지 말라

그런 곳에 나는 없다

인도의 성스러운 불탑들 속에도

회교의 찬란한 사원에도

나는 없다

어떠한 종교의식 속에서도

나를 찾아낼 수 없으리라

다리를 꼬고 앉아 요가수행을 할지라도

채식주의를 엄격히 지킨다 할지라도

굳은 결심으로 속세를 떠난다 할지라도

그대는 나를 찾아내지 못하리라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나를 만날 수 있으리라

벗이여, 나에게 말해 다오

무엇이 신인가를

신은 숨 속의 숨이니라.

 

 

 

 

우리가 믿는 종교나 신앙이 절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성당이나 교회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부처님이나 하느님이 법당이나 교회에 있나요?

법당이나 교회에 있는 것은 불상이건 십자가이건

그것은 한낱 형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 법당이 절에만 있나요? 부처임이 계시고 법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법당 아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절이나 교회를 찾아가는 것은

그런 곳에서 그 길을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이 참이고 거짓인지를 가르쳐주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교회와 절은 다분히 상업주의에

오염되어 본래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현상입니다.

 

                                   법정스님의 「버리고 떠나기」중에서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의 과정에서, 길의 도중에서

잃어버린 초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근원적인 물음

‘나는 누구인가?’하고 묻는 것이다

삶의 순간순간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하는 물음에서

그때그때 마무리가 이루어진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

내려놓음은 일의 결과,

세상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뛰어넘어

자신의 순수 존재에 이르는 내면의 연금술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채움만을 위해

달려온 생각을 버리고 비움에 다가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고

그 비움이 가져다주는 충만으로 자신을 채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살아온 날들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는 것,

수많은 의존과 타성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 서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하게 여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의 본질인 놀이를 회복하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금이 바로 그때임을 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자연과 대지, 태양과 강, 나무와 풀을 돌아보고 내안의 자연을 찾는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나를 얽매고 있는 구속과 생각들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스스로 가난과 간소함을 선택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또한 단순해지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살아온 날들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언제나 떠날 채비를 갖춘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 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이다.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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