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사진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心田農夫 2010. 4. 2. 18:20

공부방의 책상 앞에 놓여있는 탁사용 달력

영원 속으로 사라진 2010년 3월을 아직도 품고 있어

하루 늦게 달력을 넘기려다 한참을 사진 속의 그분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보고 있다.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분은 무엇을 말씀하고 있으신가?

아니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것은 아닌가? 하는

또 다른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꼭 무슨 말씀인가 하고 싶으시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

한 백년 후쯤에 우리의 후손들이

저 분에 대해 어떠한 평가를 내릴까?

그리고 사학자들은 저분의 정치에 대하여 어떻게 기록할까?

사진을 한참을 물끄러미 보며 생각을 하여 보았다.

 

왕조시대에 똑같은 왕이요,

최고의 자리에서 백성들을 다스린 임금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들은 그 분들을

이렇게 부르고 있지 않은가

어느 임금은 왕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군’으로 불리고

어느 임금은 ‘왕’이라 불리고

어는 임금은 ‘대왕’이라는 극찬의 대우로 불리고 있다.

 

정치라는 것,

그것은 민초들을 생각하는 것

그것은 민초들이 할 말을 하면서 살게 하는 것

그것은 민초들이 생활이 풍족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인간 생활의 기본인 의ㆍ식ㆍ주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고 인간답게 살아가게 하는 것

그것이 정치가 아닐까?

 

사진 속의 노무현대통령

나는 그분의 대하여 잘 알지를 못한다.

개인적인 그분이나, 대통령이란 공인의 그분에 대해서도

그러나 그 분이 국민들을 생각하였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분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국가정보원을

권력을 유지하는데 이용하지 않겠다고 하였고,

권력의 밑에 두지 않고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히 할 수 있게 하겠다고

권력의 핵심에서 풀어 놓았던 것이었다.

그 분은 어느 정권에서도 하지 못했던 일을 과감히 실행했다.

그것은 나에겐 참으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래서 권력자로서 국민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역대 정권들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 기관을 국민들을 감시하는데 이용을 했고,

그래서 권력의 시녀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던

중앙정보부요, 안전기획부요, 국가정보원이 아니었던가.

 

그분이 떠나시고 그 분이 쓰려고 했던 책이

나왔다고 하기에 사서 읽어보았다.

나는 그 책을 통하여 다른 것은 몰라도

단 한 가지, 대통령이란 자리를 물러나서도

민초들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그 책을 통하여 알았고

물음표인 그 책에 대한 답이라 할 수 있을

후속편이 출간되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어는 날

노무현 대통령이 몇 명의 참모들을 부릅니다.

좋은 책을 내보자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생각을 바꿀 책,

민주주의 발전사에 길이 남을 책을 한 번 만들어 보자고 제안 합니다.

구상을 설명하는 동안 대통령의 눈빛은 형형했고, 진지했습니다.

물러난 권력자가 아니라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뭔가 뜻있는

일에 책임 있게 헌신해야 한다는 역사의식과 소명의식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 책의 연구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대통령은 먼저,

수없이 많은 밤을 지새우며

인터넷 집단협업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한 후,

당신 스스로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사색하고 독서하고 연구하고 글을 쓰며 참여했습니다.

때로는 밤잠을 잊고, 때로는 새벽잠을 설치고,

어떤 때엔 만사 제쳐두고,

오는 손님들을 물리치면서까지 연구에 매달렸습니다.

정리한 생각을 참모들에게 진지하게 설명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 책의 연구는 그렇게 진행됐습니다.

                                           「진보의 미래」중에서

 

 

 

이제 제가 더 끌고 가기는 어려울 것 같지요?

 

막상 시작해 놓고 보니

제겐 벅찬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름값으로 어떻게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서 억지를 부렸는데,

이젠 한계에 온 것 같네요.

자책골을 넣은 선수는 쉬는 것이 도리일 것이고,

또 열심히 띈다고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이젠 제가 이일을 책임감을 가지고

끌고 갈 수는 없을 것이고요

글이나 자료를 보다가 생각이 나는 대로

자료를 올려 보겠습니다.

이 연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무언가 하지 않고는 버티기가 어려워서하는

일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진보의 미래」중에서

 

 

 

대통령이 서거 직전까지 깊이 몰입했던 주제는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며,

국민 삶과 직결되는 국가의 적극적 역할을 위해

진보주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였습니다.

‘국민들이 먹고살기에 어떤 나라가 좋은 나라일까?

특히 힘없는 보통 사람이 살기 좋은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

고통스런 상황 속에도, 마지막 떠나시기 전까지도

그분은 그 주제에 끊임없이 매 달렸습니다.

대통력이 정리한 글 구석수석엔 그런 고민이 치열하게 담겨있습니다.

연구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물을 책으로 출간해 국민들과

소통하기를 원했던 대통령의 구상은,

안타깝게도 미완의 연구가 돼버렸습니다.

                                          「 진보의 미래」9쪽 중에서

 

 

 

오늘날 우리 국민은 정책이 아니라 감정적 판단으로 선택을 한다.

이해관계를 생각해도 인과 관계는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를 이야기할 때에도 그냥 경제를 살리라는 외마디 소리만 있고,

무엇이 경제를 살리는 정책인지에 대하여는 관심이 없다.

거꾸로 생각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진보의 미래」36쪽 중에서

 

 

 

보수 진영의 주장은

‘정부는 손을 떼라’는 말로 압축된다.’

이른바 작은 정부론이다.

거두지 마라, 쓰지 마라, 경영은 민간에게 맡겨라,

시장에 개입하지 마라, 규제를 없애라, 이런 이론으로 압축된다.

시장은 완전하다는 사상이다.

진보 진영의 주장은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

시장의 한계와 실패를 이야기 한다.

논리의 공방이 아니라 실제 정책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실례를 가지고 비교해 보자.

                                           「진보의 미래」67~68쪽 중에서

 

 

 

세금 논쟁이라는 것도 무시 못 합니다. 이게 아주감정적인부분이죠.

세금 누가 내나? 지난번에 깎은 세금 누가 다 가져갔나?

누구 호주머니로 들어갔나. 우리가 복지 예산을 20프로에서

28프로로 올려왔는데 그게 100조가 넘어요. 1프로라고 하면

쉽게 생각하지만, 통합 재정 200조 정도에서 시작했으니까

200조 곱하기 100분의 1하면 2조 아닙니까?

그러면 2조씩 우리가 5년 동안 했으니까 2조 올라온 데서

그 다음에 1프로 또 올라오고 또 올라오고 이렇게 누적해서 보면

진짜 100조 넘는 돈을 우리가 끌어올린 것이지요.

그런데 현 정부에서 전체 재정의 1프로가 깎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종부세(종합부동산세) 포함하고 하면

연간 한 20조씩 깎이죠? 5년 동안 100조의 세금을 깎는다는 건,

누가 이득을 봤는지 계산을 딱 해보면 사람들이 핏대를 올릴 수밖에 없죠.

                                        「진보의 미래」173~174쪽 중에서

 

 

 

그 시민들의 생각이라는 것은

지식인 사회의 담론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미디어 영향을 제일 많이 받고,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영향을 받습니다.

다 영향을 받지만 결국 가장 주요한 것은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프레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

무의식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역사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지배 논리에 대한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중요한 거죠.

그야말로 역사의 진보를 밀고 가는 역사의 주체가 필요합니다.

민주주의의 이상과 목표를 분명하게 품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운영해 갈 수 있는 시민 세력이 필요한 것이죠.

그래서 답은 민주주의밖에 없어요.

지배 수단이라는 것을 놓고 정치와 권력을 좌지우지하지 않도록

시민들이 제 몫을 다하자, 그것 말고 달리 있겠어요?

                                   「진보의 미래」309쪽 중에서

 

 

 

우리들은 이제 모든 것을 주관적인 판단이 아닌,

객관적인 입장에서 판단 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겠다.

학연에 의해서가 아니라, 지연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리고 같은 종교를 믿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맹목적으로 권력에 순종해서 무작정 따라가지 말고

 

권력자들이 올바른 정책을 내놓았는가,

그 정책이 정말 국민들을 위해서 필요한 것인지,

그리고 그 정책이 올바로 시행되고 있는지,

이제는 우리 국민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정치와 권력에 대하여 견제하여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진정 나라의 주인은 권력자가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라는 것을 권력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되리라

 

3월의 달력을 넘기면서

그분의 이름 밑에 사학자들이 어떻게 역사를 기록할까?

그리고 우리 후손들은 어떻게 그 분을 평가를 하고

어떠한 인물로 기억을 하게 될까 생각을 해본다.

 

한분의 전직 대통령이 고내를 감내하면서

마지막으로 국민들과 소통하고자 생각하였던 책

그 책을 통해서 나는 그 분이

진정으로 국민들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믿고 싶다.

그 책에서 대통령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결국 시민의 생각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민의 생각이 역사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