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어머니
벽 석
촌놈,
커피 맛도 모르며
커피하면
마냥,
믹스를 쭉 찢어 컵에 털어 넣고
냉ㆍ온수기
온수꼭지에 컵들이 밀어
온수 받아 수저로 휘휘 저을 때
솔솔 솟는 커피 향내음
그 옛날 가마솥 누룽지 물 부어
팔팔 끊이던 숭늉 떠오르며
살포시 아른아른 그리운 어머님의 얼굴
오늘도
그 어머니 뵙고 싶어
커피믹스 쭉 찢어 컵에 넣고
온수 물 받아 휘휘 저으며
솔솔 솟는 향기 속에 어머니모습 찾아본다.
오월이 가정의 달이라 그래서인지
어느 칠순잔치를 다녀와서 그런지
사뭇 부모님이 그립고 보고 싶어진다.
아침 출근하여 습관처럼 커피믹스 쭉 찢어
컵에 털어 넣고 냉ㆍ온수기의 온수꼭지에
컵 밀어 넣고 물을 받는다.
물 받아 스푼으로 휘휘 젖는데
솔솔 커피의 향 피어오르며
아늑한 그 시절, 내 철부지 때
부뚜막에 가마솥 걸어
장작불로 밥 지으시고
아버지 밥그릇에 밥 담아내고
큰형님, 작은형님, 차례로 밥을 담으시고
마지막 남은 누룽지에 물 넣어 팔팔 끊이실 때
간질간질 코 자극하던
구수한 숭늉의 냄새를 기억하게 한다.
한 잔의 커피에서
가난하지만 다정했던 한 때가
아련히 떠오르는 것은
그리움이 무척이나 갈급함이 아니런가.
돌아갈 수 없음을 잘 알면서도
그 시절로 가고만 싶어지는 아침이다.
“막내야, 아버지 진지 드시라고 말씀드려라.”
어머니의 음성이 귀전에 내려앉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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