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커피향이 가져다 준 그리움

心田農夫 2010. 5. 4. 09:54

그리운 어머니

 

                        벽 석

 

촌놈,

커피 맛도 모르며

커피하면

마냥,

믹스를 쭉 찢어 컵에 털어 넣고

 

냉ㆍ온수기

온수꼭지에 컵들이 밀어

온수 받아 수저로 휘휘 저을 때

솔솔 솟는 커피 향내음

 

그 옛날 가마솥 누룽지 물 부어

팔팔 끊이던 숭늉 떠오르며

살포시 아른아른 그리운 어머님의 얼굴

 

오늘도

그 어머니 뵙고 싶어

커피믹스 쭉 찢어 컵에 넣고

온수 물 받아 휘휘 저으며

솔솔 솟는 향기 속에 어머니모습 찾아본다.

 

 

 

 

 

 

 

  

오월이 가정의 달이라 그래서인지

어느 칠순잔치를 다녀와서 그런지

사뭇 부모님이 그립고 보고 싶어진다.

 

아침 출근하여 습관처럼 커피믹스 쭉 찢어

컵에 털어 넣고 냉ㆍ온수기의 온수꼭지에

컵 밀어 넣고 물을 받는다.

 

물 받아 스푼으로 휘휘 젖는데

솔솔 커피의 향 피어오르며

아늑한 그 시절, 내 철부지 때

 

부뚜막에 가마솥 걸어

장작불로 밥 지으시고

아버지 밥그릇에 밥 담아내고

큰형님, 작은형님, 차례로 밥을 담으시고

마지막 남은 누룽지에 물 넣어 팔팔 끊이실 때

간질간질 코 자극하던

구수한 숭늉의 냄새를 기억하게 한다.

 

한 잔의 커피에서

가난하지만 다정했던 한 때가

아련히 떠오르는 것은

그리움이 무척이나 갈급함이 아니런가.

 

돌아갈 수 없음을 잘 알면서도

그 시절로 가고만 싶어지는 아침이다.

 

“막내야, 아버지 진지 드시라고 말씀드려라.”

 

어머니의 음성이 귀전에 내려앉는 아침이다.

 

 

27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