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하여 생각하기

행복을 전해준 전화

心田農夫 2010. 5. 15. 15:31

박 〇〇선생님 전상서

 

선생님, 안녕 하십니까?

저는 선생님이 담임을 맡고 계시는 3학년5반 김현지 아버지입니다.

새 학년 시작한 것이 어제인가 싶었는데,

벌써 몇 달이 훌쩍 지나 오월도 중순으로 향합니다.

계절의 여왕이라더니 계절 중 가장 좋은 달인가 봅니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모든 날들이 너와 나, 우리라는 만남 즉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라고 좋은 달을 정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 옛날 서당에서 한 권의 책을 마치고 나면 책거리라 하여

부모들이 떡을 해 스승의 가르치심에 감사를 표하고 친구들과 다정히 지내라고

서당에서 떡 잔치를 했던 아름다운 우리의 교육문화가 사라져가는 것이 아쉽습니다.

이처럼 학교와 집 그리고 선생님과 학부모의 자연스러운 만남이

점점 사라져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세월의 흐름은 아름다운 풍습을 사라지게 했지만,

그래도 스승의 은혜를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라고

스승의 날이 있어 다행입니다,

그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딸아이에게 귀한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을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림이 도리인 줄 알면서도

직장 일 때문에 이렇게 글에 감사한 마음 담아 대신 전합니다.

마침 우연히 「거울부모」란 제목을 보고 읽고 싶어 구입을 하면서

선생님 생각이 나서 한권 더 구입하였는데 막상 구입하고 보니.

선생님의 독서취향에 안 맞으면 어쩌나 하고 망설이다가 동봉합니다.

저는 지금 읽고 있어 아직 자세한 내용은 모르나

과연 내 딸들에게 부모로서 거울의 역할을 하고 있나

돌아보는 자세로 보고 있습니다.

선생님,

딸아이에게 귀한 가르침을 주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가정에 만복이 가득 하시길 기원합니다.

 

                                                2010년 5월 10일

 

                                            김 현지 아버지 올림

 

 

 

 

 

 

나는 신학기가 시작하면

딸아이들을 1년 동안 맡아서 이끌어 주실

담임선생님에게 편지를 써서 학교로 보낸다.

 

부족하고 철없는 내 아이를 1년 동안 맡아서

지도하여 주시고 귀한 가르침을 주실 노고 대하여

선생님에게 감사한 마음과 신뢰의 마음을 담아 전한다.

 

그리고 스승의 날 한통의 편지를 보내고

1학기가 끝나고 여름 방학이 시작하면

다시 한통의 편지를 써서 딸아이들의 담임선생님에게

한 학기 전 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잘 지도하여 주심에

감사한 마음을 담은 편지글을 전한다.

 

그리고 한 학년의 마지막 학기가 끝나고

겨울방학에 들어설 즈음하여 다시 펜을 들고

들녘의 잘 읽은 곡식을 바라보는 농부의 마음으로

학부모의 감사한 마음을 하얀 편선지에 담아 전한다.

 

학기말 마지막 편지를 부치고 돌아와

딸아이들을 보노라면 학기 초에 철없고 부족하던

딸아이들이 일 년이라는 시간을 선생님과 지내면서

조금은 의젓해지고 지혜로워 졌음을 알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선생님의 아낌없는 사랑으로

귀한 가르치심을 주신 덕분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우리의 선조들은

그 옛날 서당에서 책 한권을 마치고 나면

책거리라 하여 떡과 음식을 하여 서당으로 찾아가서

훈장님을 모시고 가르치심에 대하여 조촐하지만 작은 잔치를 한다.

 

그것은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이요

동료 학생들과 더불어 공부를 마치는 날까지

서로 서로 도와가며 돈독히 지내라는

고유한 우리의 품앗이 정신을 심어 주는 뜻도 담겨 있음이다.

 

나는 곱고 아름다운 우리의 풍습이 사라지는 것이

못 내 안타까워 그것을 마음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떡과 음식을 장만하지는 못하고 학교로 직접 찾아가 뵙지는 못해도

감사한 마음을 담은 편지와 책한 권으로 작은 잔치를 대신하고 있다.

 

올해는 어찌하다 보니

신학기가 시작을 하고나서 인사의 편지를 보내지 못하였다.

그러다 지난 월요일 선생님에게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도리이지만

직장일 관계로 이렇게 글로 인사를 대신함에 대한 이해를 구하며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즐겁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라고 적어

우체국으로 가서 우표를 붙여서 우체통을 통하여 보냈는데

받아 보시고 직접 전화를 걸어 주셨다.

 

비록 5 〜^6분의 짧은 통하였지만,

교직생활 중에서 학생의 아버님으로부터

편지를 받는 것이 처음이라 많이 기쁘고

바쁘실 텐데도 관심을 가져주심에 고맙다는 말씀과

딸아이의 학교생활을 함에 있어서 친구들과의 관계,

수업태도, 반에서 활동 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전해 주셨다.

 

선생님은 나의 편지로 기뻐다 말씀하셨지만

학부모로서 당연히 하여야 할 일을 하였을 뿐인데,

그 편지 하나를 받으시고 직접 잔화를 해주시니,

오히려 부끄러웠지만 마음으로는 행복을 느끼면서,

한편 선생님의 바쁘신 시간을 빼앗는 것은 아닌지 염려도 되었다.

 

전화를 끊고 생각을 하니

예전에 가정방문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신학기가 시작되면 선생님이 각 가정을 방문하여

선생님은 부모로부터 아이의 성격 자라온 과정 등에 대하여 들으시고

학부모는 선생님으로부터 지도 방침을 전해들을 수 있는 제도 이었다.

 

그런 과정을 통하여 선생님과 학부모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 졌고

그 만남을 통하여 선생님과 학부모는 서로서로 존경과 신뢰를 쌓았고

학생의 성격, 가정환경, 부모님이 생각하는 학생의 진로 등등을

참고로 하여 선생님은 제자에게 어떻게 가르침을 주어야 하는지를,

제자가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맞는 가르치심을 주셨는데

그 좋은 제도가 일부 몰지각한 학부모들이 촌지로 매혹하고

자질이 부족한 선생님들이 그 촌지의 유혹을 이기지 못함으로

교육에 필요한 좋은 제도가 마치 잘못된 제도인양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한 통의 편지로 인연을 맺은

딸아이의 담임선생님과 나누었던 전화통화를 계기로

우리의 교육에 대하여, 이런 저런 생각을 하여보게 된다.

 

일선에서 열악한 환경에서도 사명감을 가지시고

제자들의 앞날의 갈 길을 인도해주시는 많은 선생님들

그 선생님들의 고귀한 가르치심의 은혜를 어이 단 하루로,

갚을 수야 있겠는가. 만서도, 스승의 날 오늘 하루 만이라도

모든 것을 잊으시고 기쁘고 행복한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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