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억지춘향이라더니

心田農夫 2010. 6. 9. 15:44

지금도 이런 말을 쓰는지 모르겠다.

내 고향에서는 자주 쓰던 말인데,

이곳에 와서는 거의 들어 보지를 못했다.

“억지춘향”이란 말이다.

“억지로 어떤 일을 이루게 하거나

어떤 일이 억지로 겨우 이루어지는 경우”라는 뜻이다.

 

가까이 지내는 분하고 이번 선거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에

바로 억지춘향이란 말이 갑자기 생각이 났다

 

차한잔하면서 선거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다

그 분 말씀이 “노무현 전라도 사람입니다.”한다.

그래서 내가 “아니 그분 봉하마을에서 태어나지 않았습니까? “ 했더니

“노무현 이는 봉하에서 태어난 것이 맞는데, 그 할아버지가 전라도에 살다가

봉하로 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참으로 어이가 없고 이해가 안 되는 말이었다.

옛말에 “말이 아니면 하지를 말고 길이 아니면 가지 마라”라는

말을 떠올리며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아마 그분 내가 노무현에 대하여 공부를 하는 것을 모르리라.

계속해서 이야기 해보아야 가까웠던 사람과 싸움으로 번질 것 같아

이웃에 살면서 구지 그럴 필요가 있겠나. 해서 화제를 돌리고 말았다.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사람을 좋아할 수도 있고 미워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것도 무지한 사람도 아니고 전문의사라는 분이 그런 말씀을 하니,

지역감정이라는 것이 참으로 뿌리가 깊음을 새삼 알았다.

 

우리백성들 참으로 무지몽매하다.

지역감정이 왜 만들어졌을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가 있을 텐데

우리는 그것을 모르고 있고

그러다보니 이용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자질이 안 되는 인간들이 정치를 한답시고 출마를 해놓고는

내세울 것이라고는 없고 어찌되었든 당선을 해야겠고

“니카 내카 남이가.”하는 지연부터

“니카 내카 같은 학교 아이가” 하는 학연까지 들먹이는 것 아닌가

 

전라도, 경상도, 충정도 어디 땅에 금이라도 그어져있던가

행정을 하기위해서 구역을 나누어 지도에 표시 한 것이 아니던가.

 

그 옛날 군사독제정권 시절에는 반공을 부르짖던 사람들

반공을 이용하여 국민들을 억압하고 정치에 이용을 하던

바로 그 사람들이 지역감정이라는 것도 만들었던 것이다.

 

이제는

우리 국민과 국익을 위해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그 자리에 적임자인가를 살펴보고 한 표를 행사해야 하리라.

그래야 얄팍한 정치인들에게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야 정치인들이 백성을 우습게 알지 않을 것이다.

그래야 위정자들이 국민이 자신들의 주인이라는 것을 알리라.

 

 

“우리 집안은 10대조 때부터 김해 일대에서 살아왔다. 특별히 남에게 자랑할 만한 선조가 계신지는 잘 모르겠다. 김해 지역 향토사와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는 분들이 구한말 의병장으로 일제와 싸우다가 옥사한 노응규 선생문집을 청와대로 보내 준 적이 있다. 연합뉴스에서 선생을 내 종증조부라고 하는 기사를 냈다. 노씨들은 본관이 여럿으로 나뉘어 있지만 모두 한집안이라 종친회를 같이 한다. 그렇게 따지면 노응규 선생도 혈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응규 선생이 종증조부이고, 내 증조부가 일제의 박해를 피해 창녕에서 김해로 주거를 옮겼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둔다. 외가는 진영읍 용성마을 이다.”

                                                                   노무현 자서전「운명이다」중에서

 

 

집안에 내 노라 할 만한 조상이 없는 사람들이

어쩌다 성공을 하거나 출세를 하면 높은 벼슬을 했거나

독립운동을 하였던 분들을 혈연도 아닌데 성씨가 같다는

이유를 들어 자신의 조상으로 둔갑시키는 것이 대다수가 아니던가.

 

그리고 돈을 들여서 자신들의 족보를 짜깁기하여 만들어서는

보란 듯이 진열을 해놓고는 누구라도 찾아오면 어깨에 힘을 주고

한 방울의 피도 섞이지 않은 옛 사람을 자신의 혈족인 것처럼

조상 아닌 조상을 마치 자신의 조상인양 남들을 속여가면서

또한 자신이 자신마저 속여 가며 자랑을 한다.

 

그런 세태에서 남들이 당신의 조상이 이렇게 독립운동을 한

훌륭한 사람이라고 하여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분,

그 분이 바로 노무현 그 사람이요. 바로 그 사람이 우리들의 대통령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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