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떠나는 칠월이 던진 화두

心田農夫 2010. 7. 31. 14:43

고고지성(呱呱之聲)을 내며 태어난 인생이요.

수의 하나 걸치고 떠나는 인생이 아니던가?

 

손님으로 오는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꿈이 무엇이냐 물어보면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글쎄요? 아니면 꿈이 없어요.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는 게 꿈이라는 말들을 한다.

 

이처럼 우리의 청소년들이 꿈이 없다.

그래서 한번 밖에 없는 인생

성실히 진실 되게 열심히 살아가야 할 것이 아니냐.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로 꿈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해준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근래와 이런 말을 자주 쓰고 있다.

“인생은 일회용이다.”라는 말을

 

그런데 어제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나서

그 전화의 주인공을 기다리면서

그 말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인생은 일회용인데 어찌 저렇게 살아갈까?

 

어제 퇴근시간이 되어 점포의 문을 닫고

퇴근을 하려고 나서는데 전화가 왔다.

받아보니 교육학과 후배인 모 교회목사 부인인

사십대의 후배였다.

 

“선배님, 지금 가게에 계세요?”

“퇴근하는 중인데.”

“내가 너무 늦게 전화를 했네, 어쩌지?”

“왜, 무슨 일 있습니까?”

“아 저번에 말씀드렸던 교육청에 근무하는 사람과

지금 선배님을 찾아뵈려고요.”

“그럼 내 지금 주차장이니 다시 점포 문 열고

기다릴게 오세요." 하고 전화를 끊었다.

 

한 15분쯤 지나서

첫 대면인 교육청에 근무한다는 후배와 목사사모인 후배가 들어선다.

나이도 밑이고 후배이기는 해도 처음 보는 사람이 있는데

웬만하면 참아야 갰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막상 마주하니 화가 치밀어 목사 사모인 후배에게 한마디 했다.

 

“김사모, 이것은 아니지.

만나려면 사전에 전화를 하여 나한테 시간이 있는가?

찾아가도 되겠는가. 의사를 물어보고 시간을 정해서 찾아와야지.

일방적으로 전화를 해서 퇴근하는 사람을 기다리게 하는 것도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지만,

지난 금요일에 전화를 해

월요일에 9시쯤 찾아오겠다고 했으면 찾아오던지,

사정이 있어 약속을 취소해야 하면 연락을 주어야지

연락이 없어 퇴근도 미루고 마냥 기다리다가

늦게 퇴근을 했는데, 어디 그런 경우가 있어.” 했더니,

 

“아니 제가 전화를 안 드렸나요?

요즈음 제가 너무 바빠서 천당과 지옥을 오락가락하다보니

전화를 드렸는지 알았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속으로

더 이상 이야기 해보아도

이 사람에게는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것은 되었고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했더니

 

초면인 남자후배,

졸업논문을 보시고 수정을 해달라고 하며 내민다.

교육청에서 무슨 업무를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내미는 논문을 대충 훑어 살펴보니

역시 교육청에 근무를 해서 인지 체계를 잡아서 써놓았다.

 

다시 논문을 목차부터 훑어보고 몇 가지 지적을 하여

고치라고 하고 마지막에 다른 사람에게 읽어보라고 하면

자신에게는 보이지 않던 오타도 잘 보이니

찾아서 교정하여 프린트하여 제출하면 될 것 같다고 하고

사모인 후배에게 무엇을 도와줄까 물으니

 

여자후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며

“대학교도서관에 가서 참고할 책을 빌려다 놓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요? 빌려온 책을 짜깁기 하면 되나요? “ 한다.

 

“졸업논문은 자기가 연구한 것을 글로 적는 것인데

무슨 짜깁기, 참고한 책에서 인용한 것은 반드시

책명과 페이지를 적어야하고 그 장 밑에 각주를 달아서

참고한 것을 밝혀야 하는데”

 

한사람은 벌써 논문을 끝내서 가지고 왔는데

아직 시작도 안하고 도대체가 자세가 되어있지를 않다.

즉 시세말로 구제 불능환자다. 왜 공부를 하겠다고

편입학을 하였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후배다.

 

목사 사모인 그 여자 후배

일 년 전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그 후배에게서 전화가 와서

이름을 밝히며 〇〇씨한테 선배님의 전화번호를 알아서

전화를 한다며 리포트 자료가 필요해서 전화를 드렸는데

좀 도와주시면 고맙겠다고 해서 필요한 자료를 구해서

메일로 보내 준적이 있는데

 

올 봄에 불쑥 찾아와(그 때 처음 보았다.)

리포트 과제가 3과목인데 도무지 시간도 안 되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하기에

필요한 자료를 찾아 줄 테니 하라고 했더니,

 

“죄송하지만 선배님이 좀 해주시면 안 돼요.”하기에

“공부는 자기가 해야지 남이 해주면 공부가 되나.” 하면서도

오죽하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부탁을 할까,

그리고 명색이 선배라고 부탁을 하는데. 하는 마음으로

 

“그럼 내가 2과목을 해 주겠으니, 아무리 바빠도 한 과목을

직접 해야 공부가 되고 머리에도 남으니 한 과목은 직접 하세요.”라고 하고는

2과목을 며칠 잠도 못자며 새벽까지 컴퓨터에 앉아서 해 놓았다.

 

내가 해놓은 것을 가지러 찾아왔던 날

소파에 앉아서 하는 말이 참으로 어이가 없어서

속으로 뭐 이런 인간이 있나 싶었던 후배다.

 

아니 나이 먹은 나는

늦은 퇴근을 하여 집에서 새벽까지 자료와 씨름하면

눈도 가물가물 목과 어깨가 쑤시고 아픈 것을 참으며

컴퓨터로 리포트를 해 주었더니 한다는 소리가

 

“어제 경주에 벚꽃놀이 갔었는데 너무 좋데요

선배님도 내일 주일이니 한 번 다녀오세요.” 한다.

 

그이야기를 듣는 순간 속으로 뭐 이런 인간이 있나.

젊은 것이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나이 먹은 사람에게

부탁을 해놓고는 자기는 벚꽃놀이를 갔다고,

그럼 시간이 없어서 못하겠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래서 묻었다.

“나머지 한 과목을 다하셨나?”하고 물었더니

돈을 주고 리포트를 사단다.

 

그런 것을 알고도 졸업논문 때문에 찾아보겠다고 하여

퇴근도 늦추고 앉아 기다렸는데 연락도 없이 약속을 안 지키더니

오늘은 불쑥 퇴근 시간 넘어서 전화를 해서 기다려 달라고 하는데,

 

퇴근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오지 말라고 하면을 될 것을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 탓에다

그래도 찾아와서 헛걸음치는 것이 안쓰럽다는 생각을 하는

나는 왜 이리도 어리석은 바보인가.

 

그저께

오전 10씨쯤 청소년 학을 전공하는 여후배가 찾아왔다.

 

그 후배는 1학년부터 시작을 한 후배인데

2학년에 전공 선택을 할 때,

교육학과 청소년학 중에서 전공을 청소년학으로 정한 후배다.

 

그 후배 1학년과 2학년 때 나는 3학년 4학년으로

몇 번 같이 시험을 보았다. 평생교육사 자격취득 위한 과목이

그 후배의 전공과목과 같은 것이어서 한 교실에서 시험을 보았는데

그때의 인상이 참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는 모습이 나의 뇌리에 남아있었다.

 

오래 만에 어쩐 일이냐 묻으니

제가 필요할 때만 찾아뵈어서 미안하다며

졸업논문 때문에 여쭈어 볼 것이 있어서 도움을 좀 주십사 찾아 왔다고 한다.

 

어떻게 도움을 줄까 물으니

목차를 좀 보아 달라고 해서 보니

너무도 확실히 잘 해놓았다.

잘한 정도가 대학원의 논문목차라고 하여도 손색이 없었다.

 

단지 걱정은 그런 목차라면 10 ~ 15쪽에

다 내용을 적을 수 있을까 하는 염려 아닌 염려가 되기는 하여도

워낙 착실히 잘하는 후배이다 보니 노파심이다 싶다

 

그래도 이 목차에 내용을 10쪽에 다 적을 수 있겠느냐 물으리.

짤막짤막하게 적으려고 한다고 한다.

다부진 답을 들으며 그러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을 것이니

부담 갖지 말고 지금처럼 해서 제출하라고 말해 주었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점심 한 그릇 사주겠다고 하니

선배님 찾아뵈면서 빈손으로 온 것도 미안한데

식사는 요, 하며 지금 도서관으로 바로 가서 논문을 계속해야

날짜에 맞출 수 있다면 극구 사양을 하며 일어선다.

 

일어서는 그에게 “논문 제목을 보니

이 책이 참고가 될 것 같으니 한번 보고

참고 할 만하면 가지고 가서 참고를 하시게” 했더니

들추어 보더니 많이 도움이 되겠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문을 나선다.

 

돌아가는 뒤 모습 보다

그래 그리고 보니 저 후배도 개척교회를 하는 목사의 부인 아닌가,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이 목사 부인이요 나이도 사십대요

똑같은 4학년이요. 두 자녀의 어머니요

 

단지 다른 것은 교육학과 청소년학을 전공한다는

전공의 차이이요, 한사람은 1학년으로 입학을 했고

한사람은 3학년으로 편입학 하였다는 차이 뿐인데

 

한사람은 너무 열심히 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무엇하나라고 도움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고

한사람은 도움을 주려고 도와주었더니 갈수록

자신은 하지 않고 남이 해주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으니

 

똑같은 신앙을 가지고

그것도 똑같이 사모님 소리를 듣는 교회의 목사 부인이요

똑같은 사십대의 두 자녀를 둔 어머니요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공부를 하겠다고

그것도 늦깎이로 입학을 했던 두 사람이 아닌가.

그런데 두 사람의 하는 행동, 공부하는 모습은 하늘과 땅의 차이다.

 

나나 두 여 후배나 주어진 인생은 일회용인데

한사람은 하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게 보이고

한사람의 모습은 어떻게 저렇게 살 수가 있는지

참으로 안쓰럽기 까지 하다.

 

인생은 일회용인데,

성실히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진실 되게

산다고 살아도 후회가 아니 없을 수가 없으련만

 

일회용인 인생,

그것도종착역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는 나

다녀간 두 후배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에게 주어진 나머지 여정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

칠월 한 달 삼십일일 중 마지막 날 하루

또 하나의 화두를 나에게 남기며 칠월은 떠나간다.

'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부터라도 똑바로 사시게나.  (0) 2010.08.09
인간이여, 그대들은 이기적인 동물이다.  (0) 2010.08.06
그대 이름은 주부  (0) 2010.07.28
바다를 담은 시들  (0) 2010.07.23
구름 배  (0) 2010.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