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이제부터라도 똑바로 사시게나.

心田農夫 2010. 8. 9. 18:53

나는 뉴스를 잘 보지를 않는다.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전하여 주는 것이 뉴스의 사명이라고 볼 때

대다수의 뉴스가 상식에 벗어나는 것이어서 별반 보고 싶지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런데 어제 TV를 보고 있는 안방으로 큰 딸아이가 들어와

“아빠 뉴스 시간인데 제가 보면 안 돼요?”하고 묻는다.

그래서 리모컨을 넘겨주고 딸아이가 선택하는 방송사의 뉴스를 따라서 본다.

 

고등학생인 딸아이가 시사성을 넓히려고 뉴스를 보는 것이기에

아무 말 없이 항상 그렇게 리모컨을 넘기고 같이 시청을 하는데

어제 뉴스를 보니 개각(改閣)소식이 나온다.

총리가 바뀌고 몇몇 장관들도 바뀐었다는 뉴스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총리라는 분

학자로서의 최고의 영광의 자리라 할 수 있는 대학교의 총장이었다.

그것도 최고의 명문대라는 곳의 총장으로서는 명예욕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던가보다.

나는 그 사람이 권력욕(權力慾)을 따라서 입각을 할 때 이런 시조가 생각이 났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희고 희 깃에 검은 때 묻힐세라

진실로 검은 때 묻히면 씻을 길이 없으리라.

 

이 시조는 조선시대 사람 선우당이라는 사람이

나라가 무척이나 어지러웠던 광해군 시절에 동생이

조정에서 벼슬하는 것을 말렸으나 형의 말을 듣지 않고

벼슬길로 나가는 동생에게 지어 주었다는 시조이다.

 

위의 시조처럼 전총리라는 사람

결국은 고작 8개월에 만에 그 도도한 백로〔학자〕가

꼬질꼬질 온갖 더러운 까마귀의 검은 때〔정치 오물〕만

뒤집어쓰고 백로인지 까마귀인지 알 수 없는 몰골로 물러나고 말았다.

 

어제 개각 소식을 듣고 다시 시조 생각이 났다.

이 시조도 내용상으로는 위의 시조와 비슷한데

포은 정몽주가 조선건국시조 이성계의 부름을 받고

집 나설 때, 늙은 모친이 아들에게 어제 꿈이 흉하니

가지 말라고 만류하며 들려주었다는 내용이다.

 

까마귀 싸우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성낸 까마귀들이 너의 흰빛을 시샘하나니

맑은 물에 깨끗이 씻은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

 

위의 시조를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공부를 많이 하고 지식이 많은 학자가

나처럼 문외한도 알고 있는 옛 선비에 대하여 몰랐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리고 학자로서 그냥 자신의 자리에 남아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조선시대의 백의정승 명제( 明齊) 윤증(尹拯)의 이야기다.

조선시대의 선비정신의 전형을 보여준 명제 윤증,

한 책에 나와 있는 명제 윤증의 선비정신이 어떠했나. 옮겨본다.

 

명제( 明齊) 윤증(尹拯) (1629 ~ 1714)

조선시대 선비정신의 상징으로 통한다.

그는 평생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서도

요즘의 총리급에 해당하는 우의정의 벼슬을 받았다.

명제가 지낸 벼슬은 다음과 같다.

 

36세 내시교관

38세 공조좌랑

39세 세자익위

40세 전라도사

41세 사헌부 지평

44세 진선, 사헌부 장령

45세 집의

53세 성균관 사예

54세 경영관

55세 장악원정, 호조참의

57세 이조참판

68세 공조판서, 우의정

69세 좨주

70세 이조판서

73세 좌참찬

74세 좌찬성, 세자이사

81세 우의정

83세 판중추부사

 

명제는 이러한 관직을 받았지만

단 한 번도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았다,

보통 서너 차례 거절하다가도 대여섯 번 제의가 들어오면

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퇴계도 숱하게 벼슬을 사양했지만,

반대로 벼슬길에 나아간 것도 여러 차례였다.

하지만 명제는 끝까지 이를 거절했다.

 

우의정을 제수 받고 올린 상소가 18번이고,

판중추부사 사임 상소가 9번에 달한다.

윤증이 사직 상소를 올리면

왕은 승지를 보내거나 사관을 보내 그를 불렀지만

명제는 끝내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았다.

 

조선시대에 벼슬은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명제는 죽을 때까지 ,

나중에는 우의정 자리마저 거절했다.

이러한 명제에게

 

어느덧 ‘백의정승’

‘곧 관복을 입고 나간 적이 없는 선비차림의 정승’이라는 애칭이

붙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는 사이에 명제는 선비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재야의 명수로 사람을 대표하는 인물이 되었다.

                                           「5백년 명분가의 자녀교육」중에서

 

천직(天職)이란 말이 있다.

즉 타고난 직업이요, 하늘에서 내린 직업이란 의미 일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직업에 최선의 다하는 모습은 아름다운 것인데,

 

결국에는 권력욕에 눈이 멀어 참으로 비굴하게

추잡한 세계에 발을 들려놓았다가 물러나는 모습을 보자니

자기의 분수를 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깨달음인지

새삼 알겠다.

 

자신의 분수라는 글을 쓰다 보니

그 분수를 지독히도 모르는 인간이 있어 멈추려는 글을 이어본다.

 

탤런트(talent) 출신의 장관도 이번에 물러났단다.

그 사람 한 때는 탤런트란 뜻처럼

다재다능한 재주가 있음을 내 알기는 알았지만

 

새삼 손바닥 비비는 재주까지 있는지를 몰랐다가

참여정부가 끝나고 나서 그러한 대단한 재주?

(손바닥비비는 재주가 대단한 것인지는 모르겠다만)가 있는 지

새삼 알았다.

 

여기서 잠깐 탤런트(talent)란 영어 단어의 뜻을 찾아보자.

 

탤런트(talent)란

① (타고난)재주, 재능; 재간, 수완, 솜씨

② 《집합적》재주 있는 사람들, 인재;(개인으로서의)탤런트, 예능인

③ 탤런트(엣 그리스ㆍ로마ㆍ히브리의 무게ㆍ화폐의 이름)

④ (속어) 상습적 도박꾼;(경마에서)자기의 생각대로 거는 사람

                                                  「엣센스 영한사전」중에서

 

내가 이렇게 영한사전 까지 찾아서 적는 것은 이러한 이유이다.

 

내가 처음 그 사람을 연기자로 보았을 때는

사전의 ①의 재능 있는 사람이 라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②의 예능인이라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장관으로 입문하고 나서의 행동을 보니 영 그것이 아니었다.

즉 ①과 ②의 뜻의 탤런트가 아닌 ④의 뜻인 (경마에서) 생각대로 거는 사람,

이란 뜻처럼, (장관으로서)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멋대로 욕하는 사람쯤으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사람 입각을 하자마자

법으로 임기가 정해져 있는 공기업사장들과 임원들에게

정권이 바뀌었으면 당연히 물러나야 할 것이지 왜 물러나지 않느냐”라고

하면서 멀쩡한 임기가 남아있는 공기업의 사장, 이사들을 쫓아냈는데,

 

법치국가인 대한민국 장관이라는 자가

대한민국 국회에서 만든 법까지 무시하며 최고의 권력자에 눈에

일등공신(내가 보기에 손바닥 비비는 것이)으로 비추겠다는 양

그 옛날 내시나, 간신배가 하던 일을 따라서 하지를 않나

일제 강점기에 친일파 형사들이 하던 짓거리 같은 일도 주저하지 않더니,

 

그것만이 아니었다.

국회에서는 취재를 하는 기자에게 욕을 하지를 않나.

피켓을 들고 일인 시위를 하는 사람에게 욕설 퍼붓지를 않나

내 그 친구 하는 짓을 가만히 보면서 이런 속담이 떠올랐다.

 

“열흘 가는 꽃이 없고 십년 가는 권세가 없다.”는데

언제까지 장관으로 있으려고 저러나

평생을 장관으로 있으려고 그러는 가 보다 생각을 했었는데

어제 TV를 시청하면서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입을 통해서 나왔다.

 

“야생마처럼 막말을 막 해대며 안하무인격(眼下無人格))으로

펄펄 날뛰더니 그래 고작 30개월이었더냐.”

 

옛 어르신들 이런 말씀을 했었다.

물론 구시대적인 이야기이긴 해도 그 인간됨을 보자니

옛 어르신들의 말씀이 시대에 뒤지긴 했어도 틀린 말이 아니니 인용을 한다.

 

예전에는 지금의 배우들, 연극인들, 가수들을

딴따라, 어릿광대라고 불렸으며 그들을 천시하였던 시대기 있었다.

지금이야 대중매체의 발달로 많은 청소년들이

그들을 닮아 보려고 성형수술도 한다고 하는 시대이지만

 

딱 그 인간하는 짓을 보고, 역시 딴따라다 보니

머리에 든 것도 없고(물론 그 친구 모대학원 석사라고 하기는 하더라만 서도)

머리에 든 것이 없으니(석사라고 다 머리에 지혜, 지식이 넘치는 것은 아니니까)

입구란 한문의 모양〔口〕처럼 터진 입이라고

입으로 할 말이라는 것이 욕지거리뿐이 없었으니 내가 그런 말을 한다.

 

아마 이제는 그 입으로 막대 먹은 그런 말 한부로 하지 못하리라

왜냐면 권력에 있었으니,

막대 먹은 놈이 무식해서 하는 욕이라도

권력의 힘 때문에 아무 말 못하는 백성들이 있었겠지만,

이제 그런 쌍욕을 하다가는 두들겨 맞기에 딱히 아닐까?

 

“벼는 익을수록 머리를 숙인다.” 했거늘

그 간단한 진리도 모르니 얼마나 답답한 했겠나.

“빈 수레가 요란하고 빈 깡통이 큰 소리가 난다.”라고 하던데

 

빈 깡통 같은 빈 머리로 일국의 장관을 지내자니

머리는 따라주지 않고 그러다 보니 나오는 것이 욕일 수밖에.

내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네.

 

내 이제부터라도 똑바로 살아가라고

자네에게 「채근담」에 있는 글을 알려줄 테니

명심하여 들어 마음에 새겨놓고 세상 살아가시게나.

 

진실한 청렴은 청렴하다는 이름이 없나니,

이름을 얻는 것은 바로 이름을 탐(貪)하기 때문이다.

큰 재주는 별달리 교묘(巧妙)한 재주가 없나니,

재주를 쓰는 것은 곧 졸렬하기 때문이다.

 

<원문(原文)>

眞廉은 無廉名하나니

立命者는 正所以爲貪이라

大功은 無功術하나니 用術者는 乃所以爲拙이니라

 

<원문 한글발음>

진렴은 무렴명하나니

입명자는 저소이위탐이라

대공은 무공술하나니 무용자는 내소이위졸이니라

 

<해의>

청렴하다는 이름을 얻는 자는

자기의 청렴을 남에게 자랑하여서 그 이름을 탐(貪)한 것이다.

참말로 청렴한 사람은

자기의 청렴을 드러내지 않으므로 남이 알지 못한다.

 

아직도 서투른 자가

자기의 교묘(巧妙)한 재주를 부려서 남에게 보인다.

크게 교묘한 사람은 그 언행(言行)이 저절로 교묘하여서

자신(自身)도 다른 사람도 그것을 의식(意識)하지 못한다.

 

얕은 물은 소리를 내서 흐르지만,

깊은 물은 소리 없이 흐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