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하여 생각하기

딸아이가 너무 안쓰럽다.

心田農夫 2010. 10. 7. 15:03

 

      내 무거운 책가방

 

                           김 대 영

 

내 몸집보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나는 오늘도 학교에 간다.

성한 다리를 절룩거리며

 

무엇이 들었길래 그렇게 무겁니?

아주 공갈 사회책

따지기만 하는 자연책

부를 게 없는 음악책

꿈이 없는 국어책

 

무엇이 들었길래 그렇게 무겁니?

잘 부러지는 연필 토막

검사받다 벌이나 서는 일기장, 숙제장

검사받다 벌이나 서는 혼식 점심 밥통

 

무엇이 들었길래 그렇게 무겁니?

무엇이 들었길래 그렇게 무겁니?

얼마나 더 많이 책가방이 무거워져야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집어넣어야

나는 어른이 되나, 나는 어른이 되나!

 

 

 

 

 

큰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오늘부터 중간고사가 시작이 되었다. 어제 저녁 10시 30분쯤 집에 돌아와서는 교복을 벗고 간편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엄마가 차려준 음식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서 지낸 피곤한 몸에다 배고프다 먹으니 졸음이 올 수밖에, 마주앉자 먹는 것을 보던 집사람이 너 졸리지 하니 “조금”한다. 내일이 시험이니 먹고 씻고 나면 자정이 다 될 텐데, 내일 중간고사가 시작되니 시험공부는 해야 하고 졸리기는 하고 자신도 걱정인가보다.

 

며칠 전 뉴스를 들으니 그렇게 공부를 잘한다는 외국어 고등학교, 과학 고등학교 학생들도 과외다, 학원이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 꽤 많다는 소식을 전한다. 언제까지 우리의 교육이 이렇게 나아갈까?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큰 딸아이는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이다. 중학교 2학년 1학기 까지는 제법 공부를 잘하더니 어느 날인가부터 성적이 뚝 떨어지기 시작을 하였다. 그 시기가 고등학교 평준화가 발표된 시점이었다. 어린마음에 중학교 입학하고 나서부터 이곳의 명문이라는 여자고등학교를 목표로 공부를 하다가 평준화가 발표 되고나니 어린생각에 자신이 열심히 해도 자신이 목표를 두고 공부했던 학교 갈 수가 없고. 자신이 가고 싶은 고등학교이지만 자신이 실력이 있어도, 자신이 능력이 있어도, 자신의 성적이 되어도 갈 수 없음을 알고는 잠시 방심을 하였던 것 같다.

 

그래도 어찌 고등학교를 배정받고 입학식이 있기 전에 가정통신문이 집으로 왔는데, 입학성적 1위부터 30명까지 영어, 수학. 두 과목에 대하여 선행 학습을 시키고자 하니 부모님이 동의하시면 사인하여 학교로 보내주면 동의한 학생을 위주로 선행학습을 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었다. 그러던 아이를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나서 중학교 때 다니던 영어 수학 학원을 다 그만 두게 하였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학교에서 상위권으로의 진입은 어려운 처지가 되었다.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10시에 학교가 마치고 집에 오면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또 공부를 한다는 것이 나로서는 참으로 이해가 안 되어서이다. 학원을 그만두게 한 것도 아버지의 일방적인 의사가 아니고 10시에 끝나고 또 학원가는 것이 너무 힘들 것 같은데 너는 어떠니 했더니, 본인도 힘이 들어서 그만둔다고 하여 그만 두었다. 주위에서는 고등학교에 가면 더욱 공부를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들 한다.

 

그러나 나는 공부가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공부가 인생의 다라고는 생각하지를 않는다. 그래서인지 입학 당시보다도 성적은 더 떨어졌다. 그래도 나는 개의치 않는다. 건강한 것으로 나는 만족을 한다. 만약에 건강하지 못하고 허약하다고 한다면, 거기다 병이 있어서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학교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어떨까? 공부를 조금 못하면 어떠랴, 부모 속 썩이지 않고 선생님 속 썩이지 않는 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나는 공부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아니 중학교 때는 공부를 하지 말라고 했다. 그것 때문에 집사람과 다투기까지 했다. 새벽 2시가 넘어서 까지 하기에 공부 그만하고 자라고 했더니, 집사람 “공부를 하라고 하는 것도 스트레스지만 자신이 하겠다고 하는 공부를 못하게 하는 것도 스트레스가 되니 제발 나둬요.” 한다. 그래서 “이제 중학생인데 벌써부터 잠도 안자고 공부를 하니 그렇지, 잠잘 시간에 잠을 자야지. 내일 학교에 가서 졸지 않지.”하며 다툰 적이 있었다.

 

자신의 인생 자신이 알아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부모는 단지 이정표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을 한다. 물론 그 이정표의 역할을 잘 하기위해서 나는 노력을 한다. 그래서 늦게 교육학을 공부하였고 교육사학위와 더불어 평생교육사라는 자격도 취득을 하였다. 그리고 근처 대학의 평생교육원에 개설된 심리상담반에 등록하여 심리상담사 1급의 자격도 취득하였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십대인 딸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

그러나 그러한 모든 것들 보다 다행스러운 것은 두 딸아이가 일일이 간섭하지 않아도 스스로 잘 하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알아서 하는 두 딸아이가 나는 대견하다고 생각을 한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리라. 그 행복이라는 것 그것은 아마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사는 것이리라. 며칠 전 나는 딸아이에게 내년에 대학을 지원할 때 너의 점수로 학교와 학과를 선택하지 말고 네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는 학교, 학과를 선택하라고 말을 해 주었다.

 

그 학교가 사람들이 말하기를 2류 학교다. 3류 학교라고 말을 하여도 본인이 배우는데 즐겁고 학교생활에 만족 한다면 그것은 딸아이가 행복한 것이리라. 행복, 그 행복을 위해서 그것도 내일의 행복을 위해서 인생의 황금기인 청춘을 교실이라는 답답한 공간에 하루 24시간 중에 그 반도 넘는 14시간이나 학교에 잡아두는 우리의 교육, 우리의 교육현실은 분명 잘못된 것인데 왜 고쳐지지 않을까?

 

지금 쯤 끙끙대며 시험을 보고 있을 딸아이가 너무 안쓰럽다.